'류현진 포스팅 대박' 한화, 딸 시집 보내는 심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1 09: 49

잘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심정이다. 
한화 구단 직원들은 지난 10일 아침 일찍부터 사무실에 출근했다. 이날은 토요일로 원래 같으면 휴일이지만, 워낙 큰 사안이었던지라 전날밤 늦게 퇴근한 뒤에도 이날 일찍 사무실에 모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전달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최고 입찰액은 무려 2573만7737달러33센트. 한화 구단은 곧바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수락을 결정하고 발표했다. 
어마어마한 금액을 입찰액으로 받았지만 한화 구단은 마냥 좋아하는 표정은 아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금액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오랫동안 함께 한 선수를 보내는 아쉬움도 크다. 전력 손실이 크지만 대승적인 결정으로 약속한 기준이 있었고, 2500만 달러라면 그만한 가치로 충분하다고 판단해서 수용했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무려 28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게 됐지만 데뷔 후 7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에이스로 활약한 류현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당장의 걱정이다. 단순히 전력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 구단 이미지 상승과 관중동원력에서 보여준 류현진의 존재감은 어느 누구도 쉽게 메우기 힘들다. 류현진빠진 정신적 허전함은 돈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LA 다저스로부터 받게 될 280억원의 돈은 어떻게 사용될까. 280억원은 한화 구단을 기준으로 할 때 1년 예산치에서 조금 못 미친다. 하지만 없던 돈이 생긴 만큼 투자의 힘이 더 세졌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완전 들어온 돈이 아니다. 규약상 연봉 계약까지 마친 뒤 5일 이내로 입찰액이 들어오게 되어 있다. 아직 진행 과정이라 쉽게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A 등 전력 보강은 류현진과 관계없이 어차피 해야할 일이었다. 하지만 이적료가 많이 들어온 만큼 더욱 무게감있고 힘있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장 올해 FA 시장과 외국인선수 영입에 돈을 쓸 수 있고, 더 나아가 거물급 FA 선수들이 쏟아지는 내년 시즌을 위해 아껴 쓸 수 있는 액수. 7년 동안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던져온 '효자' 류현진은 팀을 떠나면서도 어마어마한 선물을 가슴팍에 안기고 가는 것이다. 
이제 류현진도 한화가 아닌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보라스코퍼레이션' 소속으로 다저스와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 이제부터는 한화의 손을 떠난 선수가 된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제는 에이전트측에서 현진이 보호한다. 하지만 아직 연봉 계약이라는 중요한 일이 남아있다. 만약 우리가 도와줄 게 있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다. 정승진 사장님께서도 마지막까지 잘 해달라고 주문하셨다"고 밝혔다.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도 "기회를 준 한화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재빠른 포스팅 신청으로 대박 입찰액을 이끌어낸 한화 구단은 계약 마지막까지 류현진을 지원하고 축하하는 보내줄 생각이다. 이미 지난 1일 류현진이 선수단 및 구단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했지만, 아직 일은 끝나지 않았다. 잘 키운 딸을 시집 보내는 심정. 큰 여정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도 "이게 마지막이 아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갈 것"이라며 한화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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