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요즘 YG의 신인 라인업에 가요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빅뱅과 2NE1 등 YG 간판 아이돌뿐 아니고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들 일정까지 타 기획사들이 신경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뜨겁게 타오르는 상대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최근 YG 패밀리의 기세는 대단하다.
지난 달 29일 '1,2,3,4'를 발표하며 데뷔한 이하이는 11일까지 무려 14일째 음원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3인조 신인 버스커버스커가 올 상반기 가요계를 휩쓸 당시에 세웠던 12일 연속 1위 기록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당분간 이하이의 독주를 막을만한 가수들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하이는 YG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4년여만에 직접 뽑고 가르쳐 데뷔시켰다. 걸그룹 2NE1 이후로는 사실상 YG 출신의 첫 순혈 신인이 이하이인 셈이다. 그런 이하이에게 YG는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이하이를 위한 별도의 연습실을 만들어 양 대표가 직접 트레이닝을 진두지휘했고 앨범과 뮤직비디오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4일 SBS '인기가요' 데뷔 무대 때는 양 대표가 예정됐던 미국 출장까지 취소하고 첫 무대를 지켰다. 빅뱅과 2NE1 때처럼 신인 데뷔 무대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자리를 지킨다는 양 대표의 원칙이 이하이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이하이의 성공적인 데뷔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가장 먼저 YG의 인재발굴부터 트레이닝, 그리고 투자 마케팅까지의 일관공정이 이제 완전히 틀을 갖췄다는 점을 들수있다.
기존에도 양 대표가 사재를 쏟아부어 바닥을 다진 YG의 가수 육성 프로그램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났었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으로 대형 기획사 틀을 확고히 잡으면서 그 시스템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그 결과는 이하이의 데뷔에 걸린 시간으로 여실히 증명된다. 빅뱅의 예비 멤버들을 모으고 선별해서 훈련시켜 데뷔하기까지, YG는 최소 5년여 공을 들였다. 2NE1 때는 이 기간이 4년 정도로 줄었는데 이하이로 와서는 1년 안팎에 불과하다. 테디 등 YG 소속 가수들의 곡만 쓰는 다수의 특급 아티스트와 PD들의 인재풀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JYP 박진영 수장도 깜짝 놀란 YG 사옥의 설비와 장비 수준은 일본 기획사 관계자들이 감탄할 수준이다.
둘째는 양 대표의 역발상을 들수있다. 양 대표는 이번 이하이처럼, 시장에 미녀 걸그룹들이 쏟아질 때는 매력적인 음색의 어린 솔로가수를 내보냈고, 가요계가 아이돌 위주로 돌아갈 때는 싸이와 에픽하이 등 정통파 뮤지션들을 준비했다. 빅뱅과 2NE1도 그러했듯이 YG의 이 전략은 지금까지 늘 주효하고 적중했다.
이런 준비된 상황에서 YG는 내년 초 1탄, 2탄, 3탄의 신인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신인 준비 기간을 시스템적으로 단축시킨 외에도 여러 팀을 동시에 훈련시켜 데뷔로 연결하는 규모적 성장까지 이룬 것이다.
이들의 질적인 담보도 충분하다. 2012년, 빅뱅-세븐-2NE1-지드래곤-싸이-에픽하이 등 기성 가수들부터 이하이란 신인에 이르기까지 YG는 발표하는 팀들마다 다채롭고 개성 강한 작품들로 차트 올킬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가요 관계자들이 왜 YG 신인 라인업을 신경쓰고 걱정하는지 알 만한 일이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