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에 완봉승을 거둔 대만 라미고의 투수 로리.
한화 류현진(25)의 대박은 근래 한국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입니다. 한화 구단은 11월 10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매 입찰) 금액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최고 입찰액 2,73만7,37달러33센트(한화 280억원). 메이저리그 포스팅 사상 네번째의 고액이고 그동안 국내 선수로는 최고액입니다.

역대 포스팅 최고 금액은 지난 해 말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일본의 다르빗슈 유로 5,170만3,411달러이고 다음은 2006년에 보스턴 레드삭스가 일본의 대표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데려오면서 내놓은 5,111만1,111달러이며 세번째는 2006년 뉴욕 양키스가 일본의 좌완 이가와 게이를 영입할 때의 2,600만194달러입니다.
국내 선수로는 1998년 이상훈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가면서 60만달러, 2002년 두 차례 도전한 진필중은 무응찰과 2만5,00달러, 2002년 임창용은 65만 달러에 그쳐 메이저리그행을 포기했습니다. 2008년 최향남의 경우 포스팅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입찰 금액은 101달러로 기본적인 절차만 밟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게 전부입니다.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보여준 류현진의 능력과 가능성을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높이 샀고 한국야구의 위상이 격상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아시아시리즈에서 올해 프로야구 챔피언 삼성 라이온즈와 3위 롯데 자이언츠가 대만의 라미고 몽키스와 일본의 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패하면서 두 팀 모두 결승 진출이 좌절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한껏 높아진 한국야구의 위상이 내려앉게 됐습니다.
삼성은 지난 해 정규 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과 아시아시리즈 한국 팀 첫 제패로 3관왕에 올라 아시아 클럽팀으로는 최강이라는 경력을 쌓았습니다. 올해도 페넌트레이스 선두 질주와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작년과 같은 강자로서 대만팀 정도는 이길 수 있고 결승에서 요미우리와 대결해 홈팀의 잇점을 안고 아시아시리즈 2연패를 노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예선 조별리그에서 대만의 라미고 미국인 투수 마이클 조너선 로리 주니어에게 3안타, 삼진 11개로 철저하게 완봉 당해 0-3으로 완패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롯데도 역시 홈구장에서 요미우리에게 한점도 뽑지 못하고 예선에서 0-5로 완봉패해 일본야구와 수준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삼성이나 롯데 양 팀 다 타격 저조가 눈에 띄게 드러나 한점도 뽑지 못한 방망이가 아쉬웠고 상대팀 전력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안방에서 맥없이 물러난 것입니다.
요미우리는 결승에서 라미고를 6-3으로 꺾고 일본 야구가 아시아에서는 맹주임을 확인 시키고 여섯 차례 아시아클럽팀대회에서 5번째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속절없이 예선에서 탈락한 한국야구는 내년 3월 제3회 WBC 예선 1라운드에서 대만-네덜란드-호주와 한 조가 돼 겨룹니다. 조 2위까지 예선 2라운드에 진출하는데 여기서는 한국과 대만의 통과가 유력합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호주나 네덜란드에 메이저리그 출신 또는 마이클 로리와 같은 미국 독립리그에서 숨어있던 깜짝 투수를 만날 가능성이 있어 2라운드 진출이 쉽지는 않습니다. 예상대로 대만과 함께 일본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올라간다해도 대만-일본-쿠바 등과 한 조를 이뤄 여기서도 2위 안에 들어야 미국에서 거행되는 WBC 본선에 나갈 수 있어 걱정입니다.
대진표 상으로 대만을 잡지 못하면 한국은 대만에게 본선 진출권을 넘겨야 하는데 대만은 이번에 마이클 로리는 나오지 않더라도 보다 우수한 투수가 참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대표팀이 당장 내년 3월에 열리는 WBC에서 그동안 쌓았던 4강(1회 대회)→준우승(2회) 이라는 높은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아시아시리즈를 통해 절실히 깨우친 것입니다.
또 지난 해 프로 초보 사령탑으로서 삼성의 3관왕을 이끌고 올해도 2관왕에 올라 내년 WBC 대표팀을 이끌 류중일 감독에게 뼈저린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한국야구는 프로야구가 국내 스포츠 최고 인기종목으로 떠올라 정규 시즌 관중 700만명 시대를 넘어섰지만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은 모습은 성장통일 수 있지만 한국야구의 한계를 보여준 듯 싶어 야구인들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아마추어 야구도 현재 한국의 랭킹은 지난 해 3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습니다. 1위 쿠바, 2위 미국에 이어 일본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던 한국아마야구가 올해 국제대회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일본이 다시 3위로 오르고 우리는 5위 캐나다, 6위 네덜란드, 7위 베네수엘라에 비해 근소한 점수 차이로 4위를 차지하고 있어 내년에 곤두박질칠 가능성이 큽니다.
걱정되는 것은 한국야구의 흐름이 성적 침체의 사이클을 타면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수년간 하강곡선을 그린다는 점입니다. 삼성과 롯데의 아시아시리즈 완패로 인해 내년 WBC 등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가 빚어질까 우려되고 이로인해 한국야구의 위상도 내려앉아 앞으로 해외 진출 선수 진출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