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였던 리카르도 라틀리프(23, 200.5cm)가 확 변했다.
라틀리프는 26득점(9리바운드 2블록)으로 더블 더블에 리바운드 1개 모자라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점점 살아나고 있는 라틀리프의 맹활약과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뒷받침된 울산 모비스는 1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카드 2012-2013 프로농구서 원주 동부를 88-65로 꺾고 기분 좋은 3연승을 달렸다.
모비스의 3연승에 가장 많이 기여한 선수는 누가 뭐래도 라틀리프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으로 유재학 감독의 고민거리였던 라틀리프가 부쩍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KBL에서 자신의 첫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라틀리프는 모비스 특유의 농구에 쉽게 녹아들지 못했다. 함지훈에게 상대 더블팀이 집중된 사이 빈 자리를 찾아 득점을 하는 것이 임무였다. 하지만 지난 6경기에서 보여준 라틀리프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10일 서울 SK전에서 17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더니 동부전에서도 26득점으로 양 팀 합쳐 최다 득점을 기록, 자신의 진가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라틀리프의 활약에 유 감독 역시 "김시래와 라틀리프가 자리를 잡아줘서 팀에 아주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주말 2연전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라틀리프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국 적응 문제와 팀의 중심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꼈던 것이 문제같다"고 설명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말 맥카스킬과 함께 있을 때는 맥카스킬의 몸상태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금방 몸이 굳어지는 맥카스킬을 먼저 스타팅으로 내보내고 라틀리프를 나중에 기용하다보니 자연스레 팀의 중심으로 많은 역할을 해내야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린 것 같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라틀리프 본인은 이에 대해 "선발로 나서지 못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선발로 시작했을 때도 실망스러운 경기를 한 적도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대신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셨기 때문에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인 라틀리프는 "슛을 할 때나 리바운드를 할 때, 집중력이 더 높아진 것 같다. 잘하다보니 자신감에서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고 상승세의 배경을 밝혔다.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으며 교체 위기까지 몰렸던 라틀리프의 활약에 모비스 관계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라틀리프를 바꿨다면 크게 후회했을 것 같다. 이렇게 잘해줄 지 누가 알았겠나"며 2경기 연속 활약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한 라틀리프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달라진 라틀리프가 과연 한국 무대에서 백조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팀이 승리하게끔 하려는 마인드가 강해져서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며 자신이 아닌 팀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게 된 라틀리프의 변화는 실추된 우승후보의 자존심을 되살릴 모비스의 또 하나의 긍정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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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