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개막전서 4연패 탈출' 하나외환, 반등 계기 마련하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1.12 06: 59

부천 하나외환이 홈 개막전서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부천 하나외환은 지난 11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금융그룹 2012-2013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서 구리 KDB생명 위너스를 73-65로 제압하고 4연패에서 탈출하며 홈 팬들에게 감격의 승리를 선사했다.
하나외환이라는 이름으로 첫 시즌을 치르기도 전에 부침을 겪었다.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베테랑 가드' 김지윤(36)이 안면 마비 증상으로 출전 자체가 난망했다. 코트의 야전사령관을 잃은 하나외환은 조타수를 잃은 선박처럼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맸다.

여기에 주포 김정은이 고질적인 손목 부상으로 가진 기량을 오롯이 발휘하지 못했고, 박하나도 초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며 부진을 거듭해 어려움을 겪었다. 불과 지난 9일 삼성생명전서 30점 차 대패를 당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같은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홈 개막전을 앞두고 팀 전체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수장 조동기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정신력으로 못할 건 없다"고 강조하며 "지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오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구단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단장이 직접 귀한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숙소로 찾아와 "조 감독과 선수들을 믿는다. 마음 놓고 경기를 펼쳤으면 좋겠다"며 힘을 실었다.
그리고 이날 하나외환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펄펄 날았다. 이전까지 보여주던 것과는 사뭇 다른 빼어난 경기를 펼쳤다. 개인 기량과 조직력에서 모두 KDB 생명을 압도했다. 손목 부상을 안고 있던 김정은은 17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박하나는 3점슛 5개를 포함해 19점 5리바운드를 올리며 그간의 설움을 씻어냈다.
허윤자도 골밑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17점 7리바운드를, 김지윤도 25분여를 뛰는 동안 고비 때마다 12점 4어시스트를 기록, 난파 직전이던 팀을 구해냈다.
4연패 탈출을 알리는 승리의 부저가 울리자 선수들의 눈에서는 하나같이 닭똥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간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리는 '1승' 이상의 값진 승리였다.
큰 산을 넘은 하나외환의 향후 전망은 밝기만 하다. 삼성생명전서 13분여를 뛰며 복귀전을 치렀던 김지윤은 이날 두 배 가까운 25분을 소화하며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렸다. 김정은과 박하나도 그간 부진을 털어내고 고감도 슛감각을 선보였다.
3라운드부터 투입되는 용병의 기량도 출중하다. 전체 1순위로 하나외환에 지명된 193㎝의 포워드 나키아 샌포드(36)는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에서 활약했을 정도로 한국 무대에 익숙하다. 2002년 여름리그서는 현대를 우승으로 이끌었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한 재원이다.
또 올 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강이슬(18)을 지명했기에 김지윤의 부담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서 주전선수로 뛰었을 정도로 무한한 잠재성을 갖추고 있어 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스피드와 적극성이 좋은 삼성생명 김한별(26)의 동생 김한비(22)를 최근 영입해 전력도 보강했다.
"우리도 뭉치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KDB생명전과 같은 경기를 펼친다면 어떤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조동기 감독의 말처럼 하나외환의 비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dolyng@osen.co.kr
WKBL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