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의식으로 인한 확실한 동기부여.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축구를 자랑한다. 이는 국가대표팀까지 올라가지 않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우승 횟수를 보면 한 눈에 들어온다. 총 10회의 우승(챔피언스리그 전신 대회 포함)은 AFC 회원국 중 최다고, 2위 일본(5회)보다 2배나 많다.
한국의 준우승 횟수 또한 5회로 결승전에 가장 많이 올랐던 국가는 한국이다. 챔피언스리그 10년,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 18년, 아시아 챔피언 클럽 토너먼트 4년 총 32년의 아시아 클럽 대항전 역사에 한국은 가장 인상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의 활약은 뚜렷하다. 올해 대회를 포함해 최근 4년 동안 결승전에 한국 K리그의 클럽이 모두 진출한 것. K리그는 그 중 3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확연한 한국 축구의 강세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일 울산서 열린 울산 현대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의 결승전에서도 K리그가 웃었다. 울산은 완벽한 경기력으로 3-0 완승을 거뒀다. 울산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데 이견이 있을 수가 없었다.
시상식까지 다 지켜봤다는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울산에 대해 자랑스러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표했다. 황 감독은 "울산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4년 연속으로 결승에 오른 K리그도 마찬가지다. 그 명맥을 잘 이어갔으면 한다"며 "울산을 결승으로 이끈 김호곤 감독님이 연륜 만큼 대단한 능력을 아시아 전체에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황선홍 감독은 K리그가 아시아 무대서 강세를 보이는 것을 확실한 목표 설정 때문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황 감독은 "예전에는 K리그가 아시아 대회를 등한시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챔피언스리그에 대해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대회에 대한 목표 의식이 생겼다. 동기가 부여된 만큼 어디와 맞붙어도 좋은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말한 것처럼 K리그는 2006년 전북 현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본격적인 우승컵 사냥에 나섰다. 대회가 개편됨에 따라 상금과 수당이 대폭 상향됐고, 아시아 무대에 모기업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2007년과 2008년에는 일본 J리그 잇달아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이후의 결승전은 K리그의 주무대가 됐다.
하지만 걱정도 있었다. 황 감독은 K리그가 결승전에 4년 연속 진출한 만큼 견제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팀의 감독다운 모습이었다. 황 감독은 "견제가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급성장한 중국과 기존의 일본과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내년 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고민이 많다. 선수 보강도 적절히 되어야 하지만, 내 욕심만 챙길 수도 없어 문제"라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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