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환과 심우연, 그리고 그들의 눈물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1.12 08: 42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9라운드 수원과 전북의 경기서 두 선수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주인공은 임유환(29)과 심우연(27). 전북의 중앙 수비수인 둘은 이날 경기서 함께 출전하지 않았다. 임유환이 다치자 그 자리를 심우연이 채웠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할만 상황이 아니었다. 둘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한때 '차세대 홍명보'라고 불리울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던 임유환은 잘 드러나지 않는 포지션 특성상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상이 많았던 그는 어렸을 때 받았던 기대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한 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임유환은 올 시즌 초반 코뼈 부상으로 부담스럽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주장역할을 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상이 길어지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조성환 대신 부주장으로 경기 전반에 걸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임유환은 이날 경기까지 27경기에 출전했다. 모든 경기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닥공(닥치고 공격)'에 비해 덜 알려진 전북의 수비진을 묵묵히 이끌고 있다.
그는 39라운드 수원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상대진영 중앙 오른쪽 부근에서 문전으로 길게 올린 프리킥을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며 헤딩슈팅으로 득점, 전북의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통해 만들어낸 골이었다.
임유환이 터트린 골로 전북은 기세가 올랐다. 전반서 상대의 체력을 빼놓기 위해 맞불을 놓지 않았던 전술상 후반서 몰아치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조급했지만 수원은 점점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전북은 수 차례 기회를 맞았다.
그런데 갑자기 임유환이 쓰러졌다. 수원의 공격을 막다가 거친 플레이에 넘어지고 만 것이다. 물론 몸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임유환은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임유환은 그라운드에 앉아서 교체 사인을 보내고 말았다. 경기장을 빠져 나오면서 고개를 숙였다. 부상을 당한 것이 눈물날 정도로 아쉬웠기 때문이다.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은 그의 갑작스런 부상에 심우연을 투입했다. 공중볼을 통해 헤딩을 시도하는 수원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장신의 심우연을 투입했다.
 
그러나 추운 날씨에 갑작스럽게 투입된 심우연은 실수를 하고 말았다. 볼을 뒤로 돌리는 과정에서 스테보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준 것. 스테보는 페널티킥을 성공했고 전북과 수원은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믹스트존을 빠져 나가면서 임유환은 오히려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또 그는 "(조)성환형이 복귀했다. 내가 아파서 쉬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취재진과 인터뷰 하던 도중 후배인 심우연이 지나가자 물끄러미 바라봤다. 후배에게 격려의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참고 있었다. 심우연도 자신의 실수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을 터였다. 평소 활달한 성격의 심우연은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전북은 올 시즌 내내 부상에 신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 수비수도 모두 부상 당하면서 공격수를 출전시켰을 정도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또 지금도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지만 선수들 모두 노력을 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며 빠져 나가는 후배의 모습을 본 임유환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시즌을 위해 둘은 그렇게 아쉬운 뒷모습을 보였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