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의 삼성 잔류, 어떤 방정식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12 15: 36

일본 진출을 노렸던 오승환(30, 삼성)이 잠시 자신의 꿈을 접었다. 그러나 내년 이후 해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다.
삼성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승환이 일본 리그 진출의 꿈을 1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오승환이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해외 진출에 보다 더 유리한 위치를 얻을 수 있는 1년 후에 다시 한 번 협의하기로 했다”면서 “삼성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해 오승환이 내년에도 반드시 필요한 전력임을 강조했고 오승환이 이 같은 뜻을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시즌 직후 “나갈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는 것이 좋다”라며 일본 진출 의사를 밝혔었다. 실제 오릭스를 비롯한 몇몇 일본 구단에서도 오승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의 설득을 받아 들여 일단 올해는 일본 진출을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한 모양새가 됐다.

삼성은 일찌감치 오승환의 해외 진출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 또한 “보낼 수 없다”라는 의사를 몇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는 오승환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연관이 있다. 굳이 구체적인 기록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오승환은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제 아무리 불펜이 강한 삼성이라 해도 오승환이 떠난다면 그 공백을 메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
오승환으로서도 자신의 의사를 밀어붙이기에는 절차상의 문제가 남아 있었다. 오승환은 올해로 풀타임 7년을 채웠다. 류현진(25, 한화)처럼 구단 동의가 있어야 해외 무대 진출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반대 의사가 너무 굳건했다. 류현진의 사례처럼 구단 차원의 대승적 양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서 스스로의 의지를 밀어붙여봐야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은 오승환의 잔류 명분으로 한국시리즈 3연패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웠다. 오승환도 이에 동의해 1년 더 남기로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의 유효기간이 끝난 뒤에는 오승환도 할 말이 생긴다. 삼성 또한 “내년 시즌 후에도 구단과 협의를 통해 해외 진출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대졸인 오승환은 내년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다. 해외 진출은 여전히 구단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국내 팀 이적은 자유롭다. 거취를 정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삼성으로서도 오승환이 완전 경쟁시장으로 나올 경우 머리가 아파진다. 오승환의 잔류가 아니라면 차라리 해외 무대로 보내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가능성 차원의 이야기지만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다. 따라서 삼성이 올해 오승환을 묶어두는 대신 내년에 선수가 다시 한 번 일본 진출을 추진한다면 길을 열어주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일단 확실한 것은 오승환은 내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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