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집안단속에 성공, 지난겨울의 아픔을 딛고 전력을 유지했다.
LG는 12일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정성훈(32)·이진영(32)과 4년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주전과 후보, 1군과 2군의 전력 불균형으로 시즌 중반부터 급추락했다. 게다가 작년 겨울 14년 프랜차이즈 포수 조인성을 놓치면서 올 시즌 내내 확실한 주전 포수 없이 일 년을 보내며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포수는 물론 전포지션에 걸쳐 꾸준히 신진 세력을 중용했지만 아직 주전 자리를 꿰찬 이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정성훈과 이진영의 재계약은 올겨울 최우선 과제였고 재계약에 성공하며 중심타선과 내외야진의 중심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정성훈과 이진영의 마음을 잡기 위한 LG의 노력은 시즌 후반부터 시작됐다. 김기태 감독은 물론 운영팀에서 꾸준히 이들과 재계약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FA 계약마다 무수한 마이너스 옵션을 걸어왔지만 둘에게는 이를 최소화했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2009시즌부터 FA 이적으로 LG 유니폼 입었는데 둘 다 LG 유니폼을 입은 4년 동안 연평균 100경기 출장·100안타 이상을 쳤고 올 시즌에는 각각 타율 5위(3할1푼)와 7위(3할7리)를 기록했다.
정성훈과 이진영은 LG 프랜차이즈에서 유이한 FA 성공사례를 남기며 이미 가치를 증명했다. 9구단 NC는 물론, 한화와 KIA도 외부영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 즉, 우선협상 기간을 넘긴다면 사실상 잔류는 힘들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었다. FA 시장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LG는 합리적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10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의 궁극적인 과제는 전력유지가 아닌 전력상승이다. 정성훈과 이진영이 처음 LG 유니폼을 입은 2009시즌, LG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상위권에 오르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전력이었다. FA 영입으로 약점을 메워도 부족한 게 LG의 현실이었다.
결국 LG가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신예선수들의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신예선수의 성장은 마냥 출장 기회를 많이 준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기량 향상은 최종적으로 베테랑과의 경쟁을 통해 달성된다. 자리가 빈다고 저절로 그 자리가 메워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실제로 LG는 2008년 겨울 정성훈을 영입하기 전까지 심각한 3루수 품귀현상에 시달려왔었다.
현재 LG는 3루수와 우익수 자리를 제외하고도 손봐야할 포지션이 수두룩하다. 즉, 정성훈과 이진영의 재계약이 당장 LG의 성적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둘이 잔류하면서 LG가 팀을 완성시키는데 시간을 단축시켰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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