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과 KBS가 출연료 미지급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고수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KBS를 상대로 촬영거부를 선언한 한연노가 KBS 1TV 일일극 ‘힘내요, 미스터 김’(이하 미스터 김)세트장을 점거해 촬영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져 향후 프로그램 제작 및 방영과 관련 차질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KBS를 상대로 드라마 '공주가 돌아왔다', '국가가 부른다', '도망자', '프레지던트', '정글피쉬2' 등의 미지급 출연료 13억 원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한연노는 12일 여의도 KBS 본관과 별관, 여의도 공원 등지에서 거리행진과 퍼포먼스로 촬영거부 출정식을 갖은 후 기자회견을 통해 KBS에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해 조속히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한연노는 이날 오후 KBS 별관 세트 촬영장을 점거해 ‘미스터 김’ 촬영이 지연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한연노는 ‘미스터 김’을 비롯해 드라마 ‘내 딸 서영이’, ‘대왕의 꿈’,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등의 촬영장 점거 등 촬영 지연을 예고해 파장이 우려된다. 이들은 드라마 방송시간 초과분 출연료, ‘개그콘서트’ 출연자 연습비 지급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연노 관계자는 이날 OSEN에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면서 “외주제작사에 출연료를 지급했다고 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KBS가 출연자들에게 현 실정에 맞는 임금을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주장하는 출연료 미지급금은 당연한 권리고, 앞으로 꼭 지켜내야 할 사안들 밖에 없다. 오늘은 ‘미스터 김’ 촬영장을 점거했지만, 사실상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촬영을 지연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 100%가 한연노 소속이기 때문에 조합원들과 상의해 촬영 거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한연노의 주장에 대해 KBS도 공식입장을 밝혔다. 우선 KBS는 미지급 출연료와 관련해 난감함을 표하면서 “KBS는 외주제작사와의 계약에 의해 외주제작사에 제작비를 이미 전액 지급했다.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외주제작사의 책임이고 우리는 법적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미지급 출연료를 대신 지급한다면 이는 이중지급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이 낸 수신료가 낭비되는 셈”이라면서 “KBS는 외주제작사가 미지급 출연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외주제작사를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드라마 방송시간 초과분 출연료가 미지급됐다는 한연노의 주장에 대해서는 “드라마 출연료는 기본방송편성표 상의 방송시간을 기준으로 해서 정당하게 지급됐고, 기본편성시간이 변동될 경우 변동된 시간 기준으로 정당하게 지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KBS는 한연노가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이 별도의 연습비를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방송 제작비 지급 규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 같이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와 '개그콘서트' 등의 제작 및 방영에 대한 일부 차질 우려까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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