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유격수만 3명 선발 미스터리…셈법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13 06: 4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 예비명단이 12일 발표됐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 7명, 그리고 대표선수 28인이 선발됐다. 이 명단에는 현역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류현진(한화)가 포함돼 있어 변경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대표팀 명단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내야진 구성이다. 모두 8명의 내야수가 이번에 선발 됐는데 1루수 요원으로 발탁된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김태균(한화)를 빼면 나머지 5명이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 그런데 손시헌(두산), 강정호(넥센), 김상수(삼성) 등 소속 팀에서 유격수로만 출전하고 있는 선수가 3명이나 된다. 결국 2루는 정근우(SK), 3루는 최정(SK)이 전문 백업요원 없이 지켜야 한다.
8명이 선발된 내야 자원에서 1루수와 유격수가 3명 씩, 그리고 2루수와 3루수는 한 명 씩 선발됐다. 1루수 후보 가운데 지명타자가 나오는 점, 그리고 쟁쟁한 거포들이 집결한 장소인 만큼 3명의 후보가 뽑힌 건 이견이 없다. 다만 유격수에도 3명이 선발된 건 미스터리다.

물론 강정호와 김상수 둘 다 멀티포지션이 가능하다. 강정호는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3루수 백업까지 감안해 선발됐었고 김상수는 2009년 입단 첫 해 주전 유격수였던 박진만(SK)에 밀려 2루수로도 출전했었다. 그렇게 감안한다면 2루수와 3루수 백업이 부족한 건 아니다. 또한 국제대회에서는 백업선수가 의외로 많이 필요하지 않다. 극도의 부진, 혹은 불가피한 부상으로 인한 교체가 아니면 가급적 주전선수를 계속 기용한다.
그렇지만 유격수가 3명이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의문점이 남아 있다. 일단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는 강정호다. 수비에서 다른 선수가 앞선다 하더라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압도적인 공격력을 갖췄다. 올해 강정호는 타격 2위, 홈런 3위, OPS 2위를 차지해 지금보다 수비가 더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주전으로 기용해야 할 정도다. 그렇게 된다면 3루 백업요원이 없어진다. 3루 수비가 가능한 이대호가 있지만 이미 2년 넘게 해당 포지션에서 출전경기가 거의 없어 도박에 가깝다.
또한 손시헌의 몸 상태도 현재까지는 미지수다. 보통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할 때는 수비가 안정적인 베테랑 선수를 포함시킨다. 손시헌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 오른손 검지에 미세골절상을 입었던 손시헌은 수술 후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워낙 민감하고 재발 우려가 있는 부위다. WBC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은 "선수 컨디션이나 부상정도에 따라 최종명단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유격수 3명의 중복선발 대신 2루나 3루를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백업으로 뽑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루에는 정근우 못지않게 좋은 성적을 올린 안치홍(KIA)이 있고, 3루는 최정과 골든글러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석민(삼성)도 있다.
미스터리의 해답은 '주전 유격수/3루수 백업 강정호, 유격수 백업 손시헌, 대주자/유격수·2루수 백업 김상수'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이번에 발표된 명단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최종명단은 오는 30일 확정될 예정이다. 남은 시간동안 KBO 기술위원회가 어떤 해답을 내 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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