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열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28명 대표선수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아직 최종 명단은 아니다. 사정에 따라 명단은 바뀔 수 있고 그럴 가능성도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제3회 류중일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7명과 대표선수 28명을 발표했다. 일부 포지션에서 아쉽게 탈락한 선수는 있지만 국·내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다. 전반적으로 경험을 중시한 가운데 과감한 젊은 피 기용도 눈에 띈다. 하지만 오는 30일로 예정된 엔트리 등록 시한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몇 자리에 얼굴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메이저리그(MLB) 소속 선수들의 참가 여부에 따라 선수는 바뀔 수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추신수(30, 클리블랜드)와 MLB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류현진(25, 한화)이 변수의 주인공이다. 대표팀 투·타의 핵심 선수들인 이들의 대회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없는 전력으로 보는 게 마음 편하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MLB 구단들은 소속 선수들의 WBC 출전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시즌 전 열리는 WBC 출전이 시즌 경기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상황도 불참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추신수는 내년 시즌만 넘기면 FA 자격을 얻는다. 게다가 감독이 바뀌었고 여전히 트레이드 가능성이 오고가고 있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추신수도 귀국 기자회견 당시 WBC 출전에 대한 확답을 주지 못했다.
LA 다저스와의 연봉협상을 남겨두고 있는 류현진도 만약 미국행이 확정된다면 현지 적응이 우선이다. 겨울부터 신중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소속팀으로서도 FA선수 획득 못지않은 돈을 투자한 선수가 시작부터 국제대회에 나서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 MLB행이 확정된다면 WBC에는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두 선수를 대체할 예비자원들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28명 예비명단에서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이 우선권을 얻을 수 있다. 추신수의 대체자로는 단연 손아섭(24, 롯데)이 손꼽힌다. 3년 연속 3할 이상을 친 손아섭은 올해 최다안타(158개)를 쳤다. 수비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추신수의 자리인 우익수가 주 포지션이기도 하다. 현재 발탁된 외야 자원이 사정상 뛸 수 없다고 하면 대체선수 0순위다.
류현진의 공백도 몇몇 예비 후보들이 대기한다. 현재 선발진은 윤석민(KIA) 김광현(SK) 장원삼(삼성)은 확실시되고 김진우(KIA) 노경은(두산)이 선발과 중간을 오갈 가능성이 높다.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용찬(23, 두산)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투구수 제한이 있어 마운드 운영의 지혜가 필요한 만큼 선발과 중간에서 모두 활용도가 높은 이용찬은 매력적인 후보다.
처음으로 WBC에 나서는 선수가 투수 엔트리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이 경우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서재응(35, KIA)과 송승준(32, 롯데)도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한편으로는 올 시즌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몇몇 선수들의 재활 경과에 따라 좀 더 많은 명단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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