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이 없다. 사자 마운드의 미래를 짊어질 차우찬(25)과 심창민(19)이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들은 13일 김태한 투수 코치와 함께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2년 연속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차우찬은 올 시즌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욱 짙었다. 데뷔 첫 15승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6승 7패 2홀드(평균자책점 6.02)에 머물렀다. 그리고 두 차례 2군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겨우내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었던 그는 노력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마음씨 착한 우찬이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게 동료 선수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전훈 캠프 때 투구폼을 바꾼 게 약이 아닌 독이 됐다. 그래서 오키나와 전훈 캠프 때 투구폼을 수정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 좌완 14승 출신 김 코치가 차우찬의 구위 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차우찬은 올 시즌을 되돌아 보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러가지 공부도 많이 했었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그러한 시도를 했을 것"이라고 올 시즌의 부진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여겼다.
사이드암 심창민은 올 시즌 37차례 마운드에 올라 2승 2패 1세이브 5홀드(평균자책점 1.83)를 거두며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뿌리는 신예 잠수함의 등장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을 굳게 믿고 있다. 어깨 부상 경력이 있는 만큼 따뜻한 곳에서 보강 훈련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유혹을 뿌리치고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돌입한 이들이 내년에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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