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없는 인삼공사, 조직력으로 시즌 첫 승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13 18: 59

주축 선수들의 은퇴와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KGC 인삼공사가 지난 시즌 우승팀의 저력을 발휘했다. 그 끝에는 시즌 첫 승이라는 값진 열매가 기다리고 있었다.
인삼공사는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3-1(17-25 25-17 25-22 27-25)로 역전승했다. 개막 후 2연패의 늪에 빠졌던 인삼공사는 시즌 첫 승리와 승점을 동시에 따내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인삼공사의 시즌 초반은 악몽이었다. 지난 시즌 팀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팀의 중앙을 든든하게 지키던 장소연 김세영은 은퇴를 선언했다. 주포였던 외국인 선수 몬타뇨는 한국을 떠났고 시즌 직전에는 주전 세터 한수지가 갑상선암 수술을 받는 악재까지 겹쳤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새 외국인 선수 마린코비치 드라간은 불성실한 훈련 태도 끝에 13일 방출이 결정됐다. 산 넘어 산이었다.

그러나 조직력은 살아 있었다. 13일 경기에서 그 위력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자신들보다 높이가 좋은 흥국생명의 공격을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막아냈다. 다양한 공격 루트도 돋보였다. 한 선수에게 치중하기 보다는 여러 선수들을 고루 활용하는 빠른 공격으로 흥국생명의 블로킹 벽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1세트에는 높이의 한계를 뚜렷하게 실감했다. 타점이 좋은 휘트니의 공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하고 13점을 헌납한 끝에 17-25로 졌다. 다시 한 번 무기력한 경기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는 다른 팀이 됐다. 흥국생명보다 한 발을 더 뛰었고 한 번 더 몸을 날렸다. 그러자 오히려 흥국생명이 범실로 자멸하기 시작했다.
백목화 이연주 장영은 등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하는 빠른 플레이로 2세트를 가져온 인삼공사는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세트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승리로 가져온 것은 역시 수비의 힘이었다. 19-18로 한 점 앞선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박상미가 휘트니의 강타를 연거푸 걷어낸 끝에 점수를 올렸다. 흥국생명의 의지를 꺾어놓는 득점이었다. 기세가 오른 인삼공사는 결국 3세트를 25-22로 이기고 흐름을 이어갔다.
4세트도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다. 흥국생명이 휘트니의 강타를 앞세워 도망가면 인삼공사가 조직력으로 따라 붙는 양상이 반복됐다. 그러나 휘트니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인삼공사 블로커들이 읽어내면서 흐름은 인삼공사로 점차 넘어오기 시작했다. 결국 인삼공사는 19-18에서 상대 세터 김사니의 범실로 20점 고지를 먼저 밟았고 이후에도 끈질긴 수비력으로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차근차근 점수를 쌓아나갔다. 결국 25-25 듀스 상황에서 상대의 서브 범실과 이연주의 다이렉트 킬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 인삼공사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양 날개 백목화(18점) 이연주(12점)가 제몫을 했고 한은지(9점) 유미라(8점) 장영은(8점)도 뒤를 받쳤다. 반면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휘트니가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41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팀 전체가 무려 31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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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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