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WBC 불투명…손아섭 "대타 아닌 실력으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1.14 06: 39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4)은 자신과의 약속을 하나씩 지켜 나가고 있다. 프로에 입단하며 손아섭은 '롯데의 주전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고, 주전이 된 이후에는 '3번 타자가 될 것,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것'이라고 목표를 세워 모두 이뤘다.
올해를 앞두고는 '타격왕에 오르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지만 대신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했고, 3년 연속 3할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도 달성했다. 그랬던 손아섭에게 첫 번째 실패가 닥쳤다. 내년 열리게 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그 였지만, 12일 KBO가 발표한 28인의 예비명단에 손아섭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이번 대표팀은 외야수로 5명을 선발했다. 김현수(두산)은 좌익수 요원이며 전준우(롯데), 이용규(KIA)는 중견수, 이진영(LG), 추신수(클리블랜드)는 우익수다. 손아섭은 올해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근접할 정도의 성적을 올렸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앞선 WB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진영, 그리고 너무나 높은 산인 추신수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손아섭은 국가대표 명단에서 빠진 것을 확인하고는 "아직 많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실력이 안 되면 못 가는게 당연한 것"이라면서 "좀 더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2013년 WBC를 발판삼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승선을 목표로 삼았지만 좌절을 맛봤고, 대신 속으로 칼을 간 것이다.
그렇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바로 추신수의 WBC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달 25일 입국 기자회견에서 WBC 출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가고싶다. 그렇지만 클리블랜드가 감독이 바뀌었다. 팀에서 허락할 지 잘 모르겠다"면서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급기야 대회 불참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다. 13일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WBC 참가를 포기하고 2013년 시즌 준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선수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성격의 발언은 에이전트가 대리인 격으로 해 오기에 추신수의 의사라고 봐도 무리는 없다.
현재로서는 추신수의 불참 가능성이 높기에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손아섭이 1순위다. 3년 연속 타율 3할을 넘겼고, 국내 외야수 가운데 송구는 최고급이다. 불안하다고 지적됐던 외야 수비도 일취월장했다.
손아섭은 "누가 안 나가서 (WBC에) 가고 그런 것보다 좀 더 노력해서 당당하게 실력으로 뽑히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신수의 출전 고사로 어부지리를 얻기 보다는 모두의 인정을 받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포부다. 하지만 분명히 손아섭에게는 기회가 왔다. WBC 최종엔트리 확정은 30일,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아있는 가운데 손아섭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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