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올 겨울 시장 FA 최고액의 주인공은 결정됐다. 문제는 과연 어느 팀과 얼마에 계약을 맺느냐다.
FA 선수들의 계약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예상대로 외야수 김주찬(31)이 이번 스토브리그 태풍의 눈이 됐다.
이미 LG가 지난 12일 김주찬과 더불어 FA 빅3로 꼽혔던 정성훈·이진영과 4년 34억원에 재계약을 체결했고 넥센도 13일 이정훈과 2년 5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처럼 일찍이 내부단속에 성공하는 팀들이 나오면서 외부 FA 영입에 불을 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NC·한화·KIA는 아쉬움과 함께 더 많은 돈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이다.

김주찬은 원 소속팀인 롯데는 물론, 외부 FA 영입을 위해 돈다발을 챙겨 놓은 NC·한화·KIA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을 확률이 높다. 기본적으로 롯데는 김주찬이 떠나면 기존 선수만으로 김주찬의 자리를 메우기 힘들고 2013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는 NC는 물론, 한화와 KIA 역시 팀에 힘을 보태줄 코너 외야수가 필요하다.
김주찬의 장점은 확실하다.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어린 선수로 전성기가 많이 남아있고 점점 희귀해지고 있는 우타 외야수에 빠른 발까지 지녔다. 꾸준히 타율 3할을 넘나들고 있으며 30개 내외의 도루도 보장할 수 있다. 어느 팀에서든 테이블세터로 자기 역할을 할 능력을 지녔고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것처럼 큰 무대서 더 강하기도 하다.
만일 롯데가 16일까지 김주찬과의 재계약을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김주찬은 복수의 팀으로부터 영입제의를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미 재계약을 체결한 정성훈과 이진영의 시장 가치가 LG가 재계약한 금액인 34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받은 만큼 김주찬은 당초 예상했던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받게 될 것이다. 17일부터는 롯데를 제외한 여러 구단의 양보 없는 머니게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시장이 과열된다면 김주찬은 지난해 이택근이 넥센과 체결했던 4년 50억원 계약을 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김주찬과 이택근의 최근 5년 통산 성적을 비교하면 김주찬이 53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 홈런 28개 188도루를 기록했고 이택근은 503경기서 타율 3할2리 53홈런 98도루를 올렸다. 좌익수와 중견수의 수비 포지션 차이, 테이블세터와 클린업트리오의 타순 차이는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보여준 영향력에 있어 둘의 차이는 크지 않다.
전 소속팀 우선협상 기간이 3일 밖에 안 남은 가운데 롯데가 김주찬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17일부터 김주찬을 놓고 쩐의 전쟁이 열리는 것인가. 김주찬의 행보는 이번 FA시장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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