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형제-신사동호랭이-DM, 우린 제작자다 [취중진담]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2.11.14 10: 17

K팝의 대표 히트 작곡가라고 하면 두 사람의 이름을 빠르게 떠올릴 수 있다. 용감한형제와 신사동 호랭이. 두 사람은 상당한 저작권료가 들어오는 작곡가임과 동시에 한참 숨가쁘게 달려가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 사람 더, 가수 출신의 작곡가 DM이 이들의 명성에 도전장을 내고 작곡가 겸 제작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경쟁상대이기도, 절진한 동지이기도 한 세 사람과 술 잔을 기울였다.
손담비, 빅뱅, 브라운아이드걸스, 애프터스쿨, 이승기, 씨스타의 대표 히트곡을 만들어 준 이는 바로 용감한 형제다. 그는 지난 2004년 데뷔해 현재까지 프로듀서로서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그는 대한민국 '대표 히트 작곡가'라는 수식어를 챙겼고, 그가 대표로 있는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까지 설립했다.
올해 30살인 신사동 호랭이 역시 만만치 않다. 아이돌 음악계에서 용감한 형제와 쌍벽을 이루는 그 역시 트러블메이커, 티아라, 비스트, 포미닛, 에이핑크 등 무수히 많은 가수들에게 히트곡을 선사했다. 그 역시도 제작자로서의 행보를 시작, AB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작곡가와 제작자로서의 삶을 겸하고 있다.

용감한형제, 신사동호랭이와 절친한 사이이자 지난 1999년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한 힙합 듀오 YMGA의 멤버 DM은 작곡가계 떠오르는 신예다. 그는 가수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포미닛의 '거울아 거울아', 엠블랙의 '오예' 등을 만들며 작곡가로서 진로를 변경했다. 그도 최근 디비지니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제작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세 사람은 작곡가와 제작자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음과 동시에 오랜 시간 절친으로 알고 지냈다. "소주는 잘 못 마신다"는 용감한 형제와 "술은 쥐약이다"라는 신사동 호랭이와 DM의 말에, 우리는 주종으로 덩치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사과 소주를 택했다. 사과 술잔을 들고 건배를 하자니 세 사람은 자신들의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폭소를 터뜨렸다.
용감한형제는 빅스타, 신사동호랭이는 EXID, DM은 디유닛을 제작해 올해 가요계에 데뷔시켰다. 마침 이 세 팀은 같은 날 KBS 2TV '뮤직뱅크' 무대에 올랐었다. 세 사람은 서로의 그룹에 칭찬을 하는가 싶더니 "그래도 우리 팀이 잘하지"라며 자신이 제작한 그룹을 치켜세웠다.
"셋이 모두 모여 만난 적은 처음이다"라며 반가운 미소로 건배를 하고 나니, 이들의 입에서는 제작자로서의 고충이 물밀듯 쏟아져 나왔다.
▶제작자로서의 삶은 어떤가
"대중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어요. 작곡가가 만든 팀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에요. 제가 일렉트로보이즈, 브레이브걸스, 빅스타 등 세 팀을 제작했지만 이제 겨우 1년 남짓된 팀들이고, 빅스타의 경우에는 4달 된 팀인데, 크게 뜨지 않았다고 해서 '망했다'느니 그런 판단을 하시더라고요. 크게 뜬 그룹 같은 경우에도 몇 번의 실패가 있었거든요. 작곡가가 만든 팀에 대한 편견과 불신인 것 같아요. 더욱 분발해야죠. 꼭 보여줄거예요. 성공할 수 있다는 걸"(용감한 형제)
"노래를 잘 하는 그룹이거든요. EXID가. 그런데 요즘에는 보여지는 퍼포먼스에 더 큰 반응이 오니까 뮤직비디오나 의상, 스타일 등에 더 신경을 쓰게 돼요. 들어가는 돈돈 만만치 않게 들어가고요."(신사동 호랭이)
"전 제가 못 이룬 꿈을 디유닛이 대신 해주고 있어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제가 12년 활동한 것 보다 디유닛이 몇 달간 활동한 것이 방송횟수가 더 많아요. 슬프지만 제작자로서 뿌듯하죠."(DM)
▶돈이 꽤 많이 들어갈텐데?
"저 같은 경우에는 투자 받아서 하지만, 예상치보다 오버되는 돈은 제 돈 들여서 하죠. 회사 유지비만도 한 달에 어마어마한데, 앨범 제작에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하려면 아휴, 말도 못해요. 자금 압박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에요. 남들이 볼 때는 저작권료다 뭐다 해서 돈이 많을 줄 알겠지만, 덩치가 큰 만큼 나가는 돈의 규모도 커요."(신사동호랭이)
"저는 심지어 투자도 안받아요. 회사 유지비도 1억 단위를 넘어서고요. 사실 저작권료가 상당히 들어오는 편인데도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보니 제 돈을 보태서 충당할 때도 많아요. 빛좋은 개살구라니까요. "(용감한형제)
"저는 디유닛에 제 전 재산을 걸었어요. 디유닛이 안되면 정말 큰일이에요."(DM)
▶ 저작권료도 상당한데, 자금 압박을 겪으면서까지 제작하는 이유가 있나
"제작자는 오랜 꿈이었어요. 제가 못 이뤘던 꿈을 대신 이루게 하는 창구이기도 하고요. YG 출신이다보니 양현석 대표님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을 많이 봤어요. 포기하지 않고 싶어요. 전 재산을 모두 쏟아 부었을 만큼 제 의지도 강해요. 열정이 돈을 못이긴 거죠."(DM)
"한 단계 더 발전하고 싶어서에요. 솔직히 작곡가로서만 산다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죠. 남들은 명성 얻었는데 왜 제작하냐고 그래요. 전 그냥 한 단계 더 올라서려 도전하는 거예요. 사장님 소리, 대표님 소리 듣고 싶어서? 절대 아니죠.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가고 싶은 길 살아가면서 도전적으로 살아야죠."(용감한형제)
"작곡가가 제작하는 것에 있어서 배부른 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죠. 형들이 말한 것과 같이 우리는 꿈을 향해 달려갈 뿐인데"(신사동 호랭이)
▶ 제작자 롤모델이 있는지
"이수만 사장님이요. 현진영과 와와를 제작할 당시의 이수만 사장님 나이가 39살이에요. 제작 시절 영상을 찾아봤는데 정말 잘 될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열정적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죠. YG에 있으면서 양현석 형도 훌륭하죠. 34살에 벌써 지누션과 원타임을 키워냈으니까요."(용감한형제)
"저는 양현석 대표님처럼 되는 것이 꿈이에요. 그 분이 정말 큰 사람이에요. 오랜 기간 봐왔는데 그런 리더십과 역량은 아무에게서나 나오지 않죠. 이제 저도 달려나갈 거예요."(DM)
"이수만 대표님처럼 되고 싶어요. 열정은 준비 됐고, 이제 파이팅 넘치게 추진해야죠. 역경은 많지만 꿈이 있고 젊은데, 뭔들 못하겠어요."(신사동호랭이)
세 사람은 한참 동안을 작곡가과 제작자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놓았다. 서로의 이야기에 박수를 치며 공감을 했고,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전해주며 진심어린 충고를 했다. 사과 소주에 얼큰하게 취해갈 무렵 이들은 다르지만 같은 곳으로 향했다.
"이제 작업실에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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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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