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삼성화재, 마지막 고민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1.14 15: 28

리그 6연패를 향한 힘찬 시동이다. 초반만 놓고 보면 딱히 큰 장애물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삼성화재도 고민은 있다. 마지막 퍼즐은 레프트 한 자리다.
삼성화재는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두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삼성화재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불리던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을 모두 이겼다. 내용도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의 공격을 주도하던 가빈의 빈자리가 우려됐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레오의 기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특유의 수비력과 조직력도 여전하다.
게다가 ‘보릿고개’를 넘겼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화재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백업 선수가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매 시즌 정상에서 환호한 삼성화재는 반대로 드래프트에서 뒤로 밀린 탓에 좋은 신인 선수를 건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다. 시즌 전 러시앤캐시로부터 최귀엽 민경환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도 선수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만족을 모른다. 마지막 퍼즐 하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바로 보조 레프트 자원이다. 삼성화재는 레오와 박철우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있다. 그런데 이들을 받쳐줄 공격수 하나가 항상 문제였다. 공·수를 모두 겸비해야 하는 포지션이라 아직까지는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베테랑 석진욱을 끝까지 잡아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자원들은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이 자리의 유력한 후보였던 김정훈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고준용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최귀엽도 데려왔다. 그러나 모두 신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다. 공격력은 갖추고 있지만 모두 수비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보조 레프트 공격수 기근은 대다수 팀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지만 석진욱 이후를 바라봐야 하는 삼성화재로서는 팀의 연속성과도 직결된 문제다.
신 감독도 이 문제를 인정했다. 최근 이 선수들에게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고도 했다. 직설적으로 ‘주위에서 아직도 석진욱이냐’라는 말이 기분 나쁘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신 감독은 “‘너희들이 빨리 석진욱을 밀어내야 하는데 왜 못 밀어내느냐. 내가 지도를 잘못했나보다’라고 했다. 끊임없는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석진욱은 올해 우리 나이로 37살이다. 게다가 부상 전력도 많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신 감독도 “(석)진욱이를 시즌 때 최대한 안 써야 마지막에 이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시즌에는 대체 선수들이 석진욱의 몫을 최대한 나눠 들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김정훈은 가장 중요한 서브 리시브에서 문제가 있다. 고준용은 경험이 부족하다. 신 감독은 “(고)준용이가 자기 몫을 해주면 되는데 너무 담이 약하다. 경기할 때보면 얼굴이 하얗다”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최귀엽은 아직 몸 상태가 덜 올라왔다. 시즌 중반에나 투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잘 나가는 삼성화재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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