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 6연속 개근' 류현진, WBC 불참론과 현실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4 12: 10

메이저리그 직행 만큼 WBC 참가도 관심이다.
야구판 화제의 중심에 '괴물' 류현진(25)이 있다. 2573만7737달러33센트로 최고 입찰액을 써낸 LA 다저스와의 연봉 협상을 위해 14일 미국으로 떠나는 류현진에게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가 또 하나의 관심사로 모아지고 있다. 이미 그는 지난 12일 발표된 예비 명단 28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다저스와 계약에 성공할 경우 조심스럽게 불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스캇 보라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추신수와 함께 류현진의 WBC 참가에 반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보라스는 FA 자격 취득을 1년 앞둔 추신수가 클리블랜드가 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고, 류현진에 대해서도 메이저리그 적응을 위해 WBC는 어렵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매년 그렇듯 WBC는 애매한 대회 시기가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WBC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 기간과 겹친다. 이 시기 메이저리그 스타급 선수들은 천천히 몸을 만드는 단계이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코칭스태프로부터 눈도장을 받아야 할 시기다. 그런 상황에서 나라의 명예를 짊어지고 전력을 다해야 할 WBC 참가는 분명 부담스럽다.
특히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라는 특수성이 있다. 다저스의 입찰액에서 나타나듯 연봉 조건도 선발투수에 준할 후한 대우를 받을 것이기에 팀 내 입지 문제는 크게 걱정할 것 없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공인구부터 시작해서 마운드와 경기장 적응 그리고 선수들과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라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 빠질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빠지게 되면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을게 당연하다.
게다가 류현진은 국가대표팀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한 투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7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2009년 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프로 데뷔 후 6개의 대형 국제대회를 빠짐없이 꼬박 꼬박 출전했다. 특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시즌 마지막 한 달 빠지기도 했다.
그동안 대표팀 위해 고생한 에이스의 역사적인 첫 메이저리그 직행. WBC 불참 명분은 충분히 선다. 그러나 당장 류현진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류현진은 국제대회에서 가장 많은 51⅔이닝 던지며 15경기 5승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한 절대 에이스였다. 가장 중요한 경기 때마다 한국이 내세운 믿고 쓰는 카드였다. 그러나 윤석민(KIA)을 제외하면 마땅한 대체 카드가 없다. 왼손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그렇다.
한국은 2006년 1회 WBC에서 4강에 올랐고, 2009년 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내년 3회 WBC에서는 눈높이가 우승으로 상향돼 있다. 이런 부담스런 상황에서 류현진 없이 간다는 건 부담이 크다. 하지만 류현진 개인 더 나아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길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이다. 불참론과 현실론 그 사이에서 류현진은 연봉 계약과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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