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쉽다".
롯데 자이언츠 핵잠수함 정대현(34)은 올 시즌을 돌이켜 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고 SK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정대현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해 거인 계투진의 든든한 지킴이기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는 2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만 몰두했다.

후반기 들어 1군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24차례 등판을 통해 2승 1세이브 5홀드(평균자책점 0.64)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5년 연속 가을 무대를 밟은 롯데는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SK에 패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정대현은 13일 "시즌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쉽다"고 운을 뗀 뒤 "(무릎 수술 이후) 우려했던 것보다 구위가 좋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도 플레이오프에서 이겼어야 하는데 정말 아쉽다"고 올 시즌을 평가했다.
현재 무릎 상태는 좋은 편.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아시아 시리즈에서 제외된 그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무릎 보강 및 체력 강화 훈련에 몰두했었다. "통증은 없었지만 수술을 받았던 부위라 조심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아시아 시리즈 참가보다 내년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더욱 중요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각종 국제 무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국위선양에 이바지했던 정대현은 3회 연속 WBC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누렸다. "솔직히 WBC에 가고 싶었는데 지난해 보여준 게 없어 설마 될까 했었다. WBC 대표팀에 뽑히면 뽑혀서 좋고 못가더라도 내년 시즌을 더욱 철저히 준비할 수 있어 좋았다".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의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목소리는 침울해졌다. "너무 죄송해 전화도 못 드리고 있다. 정말 천사같은 분이셨는데. 정말 양 감독님 같은 분 없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령탑이 교체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었던 정대현이기에 마음이 더욱 무거운 듯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던 정대현은 개인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가볍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전부였다. 이번에는 다르다. 정대현은 김사율, 송승준, 김성배, 이승호, 최대성 등 동료 투수들과 함께 14일부터 일본 돗토리현의 월드윙 트레이닝센터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다.
정대현은 돗토리 재활 훈련을 통해 무릎 보강 및 스트레칭에 초점을 맞출 생각. "올 겨울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내년에 아프면 큰 일 난다". 정대현은 내년 시즌을 기약하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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