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 제작진이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의 아누타 섬 촬영을 하며 겪은 고생담을 전했다.
14일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창사특집 대기획 다큐멘터리 ‘최후의 제국’ 기자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조연출을 담당한 박지은PD가 “한평생 지나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게 정말 좋았지만 정말 힘든 건 화장실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PD는 “아누타 섬은 워낙 오지이기 때무에 다른 교통편이 없어서 카누 두 개를 붙여서 바람으로만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있어야 하는 화장실도 찾아 볼 수 없었는데 제 때 볼 일을 못 보니 힘들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아누타 섬은 지도에서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오지 중에 오지. 지름이 약 2km에 달하는 곳에 3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문명과 차단된 곳이다.
박 PD는 “카누를 타고 가다가 때마침 섬이 보이길래 그때부터 마음껏 코코넛을 마셨는데 배가 섬 주변을 계속 빙빙 돌기만 했다”며 “섬에 도착해서도 문제였는데 원주민들은 해변에서 다들 공개적으로 용변을 본다. 그러다 보니 용변을 보면서 인사를 하기도 하는데 나는 차마 그건 못 하겠더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최후의 제국’은 아누타 섬 외에도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히말라야 산자락, 파푸아뉴기니 등을 돌며 약 1년 간 촬영했다. 약 10억 원의 제작비가 든 가운데, 기존 지역 천착 다큐멘터리에서 벗어나 전 세계 곳곳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고장난 자본주의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배우 이병헌이 내레이션을 맡았으며, 오는 18일 방송을 시작으로 ‘최후의 경고’, ‘슬픈 제국의 추장’, ‘돈과 꽃’, ‘공종, 생존을 위한 선택’ 등 총 4회에 걸쳐 한 달 동안 시리즈를 이어간다.
sunha@osen.co.kr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