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극장에 '코믹'을 탑재한 남자주인공들이 '주름을 잡고' 있다.
월화극 정상을 달리고 있는 MBC '마의'에는 조승우가 연기하는 백광현이 있다. 천한 마의에서 임금을 돌보는 어의로 성공하게 되는 백광현은 기존 사극 남자 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너스레와 능청으로 무장한 그는 동물을 치료할 때 빼고는 매사에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호감있는 지녕(이요원)에게 만나지도 않은 임금을 만났다고 허풍을 치는가하면, 지녕에게 관심을 보이는 성하(이상우)에게 "잘 생긴 놈이 건방지네. 건방져"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귀여운 질투를 폭발시킨다.

또한 천한 신분에도 양반 자제들 앞에서 오히려 한방 먹이는(?)는 모습을 보이거나, 자신에게 푹 빠져 있는 숙휘 공주(김소은) 앞에서는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는 모습으로 멜로를 엮어가고 있다.
특히 조승우의 찰진 연기가 백광현의 캐릭터를 살리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첫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제왕'에는 왕재수 톱스타 강현민을 연기하는 최시원이 있다. 12일 방송에 첫등장한 강현민은 대중 앞에서는 신비주의를 고수하면서, 뒤로는 돈을 밝히는 속물적인 캐릭터.
12일 방송에서는 드라마 계약을 앞두고 연락이 두절돼 주변 사람들이 애를 태우는 동안 강현민은 우스꽝스러운 안경과 포즈로 게임에 몰두,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최시원은 그 동안 연기해왔던 무게잡는 캐릭터를 벗고, 첫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꼭 맞는 옷을 입었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S '울랄라 부부'의 신현준 역시 오랜만에 선보인 코믹 연기로 안방을 뒤집어 놓았다. 여옥(김정은)과 영혼이 바뀐 뒤 그가 선보인 섬세한 여자 연기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한때 까칠한 남자 캐릭터가 득세하던 안방에 무게를 덜고 힘을 뺀 남자 캐릭터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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