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더 낮은 곳으로'
영화 '철가방 우수씨'(윤학렬 감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사는 "감사합니다"이다. 낮은 곳에 있으면서도 더 낮은 곳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그의 모습을 본 주변 사람들은 자신이 그 나눔을 받는 것이 아님에도 가슴 깊이 찌르르한 감사함을 느낀다. 자신도 누군가를 돌아보고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철가방 우수씨'가 1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첫 공개됐다. 영화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며 받은 72만원의 월급으로 다섯 명의 아이들을 후원하다가 지난해 9월 배달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고(故) 김우수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배우 최수종이 재능 기부를 하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연기했다.

김우수로 분한 최수종이 큰 눈에 가득한 환희를 담고 "나한테도 감사하다는 사람이 있어요"라며 펑펑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꼭 돈이 있어야 베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내가 가진 것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이 영화는 소리친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김우수의 성장 과정을 담아낸다. 성당 앞에 버려져 고아로 자랐고, 육성회비가 없어 초등학교 교문을 뛰쳐나갔으며, 감옥에도 다녀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를 도와야겠다는 마음에 사로잡힌 그는 이후 자신만의 행복을 찾게 된다.
김우수가 나눔으로 인해 느낀 행복은 주변으로 전파된다. 김우수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어머니를 찾는 증권가 팀장 동일(김정균), 아픈 몸에도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며 감동받는 보험사 간부 등 김우수의 나눔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된다. 자신의 존재감을 값지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은 그가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나즈막히 "감사합니다"란 말을 되뇌이는 것에서 드러난다. 영화는 적어도 하루하루 불평 불만을 달고 사는 우리의 삶을 조금은 되돌아보게 만든다.
한편 '철가방 우수씨'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한 윤학렬 감독과 최수종, 김수미를 비롯한 연기자의 재능기부, 부활 김태원의 음악 기부, 디자이너 이상봉의 의상 기부, 소설가 이외수의 주제가 가사 기부 등 문화계 인사들이 총출동하여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것으로 출발한 영화임이 주목을 받으며 기부 열풍을 일으켰다.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에서도 영화 수익을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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