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성배를 찾아라.
프로야구계가 15일 NC의 20인외 지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NC는 지난 12일 8개 구단으로부터 각각 보호선수 20명 명단을 넘겨받은 상태다. NC는 명단에서 제외된 한 명을 모든 구단에 걸쳐 의무적으로 지명하고 각 구단에 10억원을 낸다. NC의 선택에 따라 NC의 전력은 물론, NC를 제외한 8개 구단의 선수단 구성도 변하게 되는 것이다.
NC는 이번 특별 지명을 통해 마운드 보강을 선언했다. 야수진보다는 투수진 전력보충이 급하다는 자체진단이 내려졌고 선발로테이션은 3명의 외국인 투수로 메울 수 있기 때문에 타구단의 불펜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2012, 2013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투수 유망주들을 뽑았지만 2013시즌 1군 무대 적응 여부는 절대 장담할 수 없다.

올 한 해 퓨처스리그서 활약한 NC 투수진을 보면 이재학이 15승 2패 평균자책점 1.55로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1군 경험은 두산 시절 16경기를 뛴 게 전부다. KIA-삼성을 거친 셋업맨 문현정이 1군 경기 경험이 가장 많은데 1군 통산 평균자책점은 6.75였다. 20세이브를 올린 넥센 출신의 마무리 투수 김진성은 1군 등판 기록이 전무하다.
결국 NC로서는 풍부한 1군 경험을 바탕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줄 수 있는 불펜투수를 데려오는 게 해답이다. 만일 NC가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김성배 같은 투수를 2명 이상만 뽑는다면 단 번에 불펜 강화를 이룰 수 있다.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규모가 NC 특별지명의 2배인 40명이었던 것을 염두에 두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올 시즌 김성배는 69경기에 등판해 14홀드 평균자책점 3.21로 롯데 양떼불펜 중심에 자리했었다.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선 거의 전 경기를 뛰는 투혼과 함께 철벽투를 과시한 바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강한 불펜진을 구축하며 계산이 서는 야구를 했었다. 이재우, 정재훈, 임태훈, 고창성, 이용찬 등이 경기 중후반부터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켰다. 주로 외국인 선수가 에이스 투수 역할을 맡았고 뒤는 토종으로 채웠다. 연승보다는 연패를 최소화하는 투수진 운용으로 8시즌 중 6번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김 감독이 NC서도 두산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투수진을 짠다면 양질의 불펜은 필수다. 당장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하기 힘든 NC의 사정상 이기고 있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지 못하면 승수를 쌓기가 쉽지 않다.
1군 진입 첫 해부터 강한 인상을 심으려 하는 NC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하다. NC의 20인외 지명 결과는 15일 오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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