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톤스 “또 노래 불렀어요..묘한 쾌감” [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11.15 07: 26

“네, 또 저희가 불렀어요.”
2인조 밴드 페퍼톤스가 15일 정오 미니앨범 ‘오픈 런(Open Run)’을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지난 4월 발매한 4집 정규앨범 ‘비기너스 럭(Beginner's Luck)’의 연장선에 있다. 그동안 페퍼톤스는 밴드라고 하기엔 아쉬운 인원을 ‘객원’이라는 시스템으로 잘 덮어왔다. 매 앨범마다 객원 보컬을 영입했고 완성도 높은 곡들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4집 앨범을 기해 페퍼톤스의 멤버 신재평과 이장원은 보컬로 앨범에 참여, 작사, 작곡, 보컬까지 1인 다역을 해내고 있다. 이는 본인들 스스로에게도 그렇겠지만 팬들에게도 큰 변화다.

“내가 만든 노래를 내가 부른다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목소리가 아름다운 분을 통해서 표현하자 했었는데 저희가 막상 해보니 묘한 쾌감이 있더라고요. 앞으로 계속 부를지 아님 다시 객원 가수를 모실지 그건 모르겠어요. 그냥 이번엔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신재평)
이번 미니앨범은 4집과 다르다거나 페퍼톤스의 음악적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앨범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4집의 연장선에서 밴드라는 페퍼톤스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기 위한 과정이다.
“총 5곡이 수록됐어요. 달라진 저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적이라면 좀 더 나중에 냈을 거예요. 이번에는 4집의 연장선에서, 연말 공연을 앞두고 페퍼톤스의 레퍼토리를 늘리는 역할을 하기 위해 선보이게 됐어요.”(신재평)
페퍼톤스는 음악적 특성을 통해서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밴드 음악이 좋다”는 신재평과 이장원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닉한 장르의 곡들에서 기계음의 사용을 줄었다.
“기계음이 사라지는 건 라이브 할 때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입니다. 음악가라면 한 번쯤 즐겨야 하는 곳이 무대라고 생각해요. 무대형 뮤지션이 돼보는 건 어떨까 싶었죠. 이승환 선배님, 김장훈 선배님 등 공연으로 정평이 난 분들 계시잖아요. 저희가 그 정도를 넘본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같고요.(웃음) 소박한 밴드 형태로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한편으로 공감을 얻고 싶어요.”(이장원)
다양한 공간에서의 소박한 공연을 위해 페퍼톤스는 대학로 근처에서 장기 공연을 열고 전국 클럽투어를 하기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팬들을 제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사실 클럽 투어는 힘들 게 뻔했어요. 좁고 답답한 장소인데도 관객들이 모이더라고요. 서로를 가깝게 볼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저희 스스로는 날 것의 공연을 보여 드렸다고 자평하고 있고요. 보셨던 분들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웃음)”(이장원)
“음, 소극장 공연은 얼굴에 분 바르고 핀 조명이 촥 내려오는 가운데 잘 보여야지하는 마음으로 하는 공연이라면 클럽 투어는 살아있는 순간을 보여드리는 느낌이에요. 차이가 있죠. 장단점도 각각 다르고요. 다만 클럽 공연을 함께 한 분들을 보면 전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웃음) (열악한 환경을) 함께 싸워서 견뎌내자는 마음인 거죠. 요즘 페스티벌이 많은데 그런 곳에서의 공연은 우리의 음악을 선보이는 느낌? 그런 거예요.”(신재평)
최근 페퍼톤스는 평소에 없던 부지런을 떨며 공연 진행 중에도 새 미니앨범을 완성시켰다. 착실히 2012년을 보낸 페퍼톤스는 공연으로 연말을 마무리, (뮤지션으로서) 바른생활에 정점을 찍을 생각이다. 이들은 오는 12월 21일부터 23일은 서울 악스 코리아에서, 28일과 29일에는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연말 공연을 연다.
“정말 굉장한 공연이 될 거예요. 클럽투어를 본 사람들이 신나게 놀았다라고 말한다면 연말 콘서트는 재미있게 봤다는 인상을 받으실 거예요.”(이장원)
“음악으로 이야기 할 거예요. 올해 저희가 걸었던 길이고 노래를 계속 들려드리고자 했던 게 바람이 있었거든요. 잔치 같은 느낌으로 음반을 들으셨다면 아마 공연과 100% 맞을 거예요. 공연 시간이요? 대중 없죠. 정해진 건 두시간 반인데 분위기따라 훅 늘어나기도 하고요.”(신재평)
페퍼톤스의 노래를 들으면 신이 난다. ‘레디, 겟, 셋, 고(Ready, Get, Set, Go)’, ‘지금 나의 노래가 들린다면’, ‘오후의 행진곡’, ‘공원여행’ 등과 같은 대표곡들의 영향일 수도 있지만 “팝밴드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영어 가사를 썼다”는 독특한 사고 방식에서 엿볼 수 있는 페퍼톤스가 가진 고유의 에너지라는 생각이 든다.
“저희들끼리 얘기하는 팀 모토는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 밴드’예요. 벌써 7~8년 전 이야기지만 그래서 밝은 음악을 하게 됐어요. 되도록 밝은 노래를 하자는 주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명랑하지만은 않아요. 많은 감정들, 순간의 기억들 전해 드릴게요.”(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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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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