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최하위로 최종예선 탈락의 기로에 설 뻔했던 위기에서 단 3경기 만에 선두까지 뛰어올랐다. 기사회생에 성공한 우즈베키스탄이 한국의 위협으로 떠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후반 26분 터진 바카예프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우즈베키스탄은 승점 8(2승 2무 1패)을 기록하며 단숨에 A조 1위로 올라섰다.
4차전까지 승점 5점(1승 2무 1패)로 A조 3위를 지키던 우즈베키스탄은 이란 카타르(2승 1무 1패, 승점 7)를 훌쩍 뛰어넘어 선두로 올라선 셈이다. 한국은 같은 조 다른 팀에 비해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골득실에서 앞선 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도약은 한국에 있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차전 경기를 생각해보면 이유가 나온다. 최종예선 2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해도 지속적인 부진과 사령탑 교체로 최종예선 탈락 위기설까지 나왔던 우즈베키스탄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바로 한국전이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 한국과 경기서 4골을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에 그쳤다. 이 당시 원정경기서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최종예선 3경기서 무패 행진(2승1무, 골득실 6)을 기록하며 승점 7점으로 A조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한국과 비긴 우즈베키스탄은 2무1패(승점2, 골득실-1)로 최하위에 처지며 본선행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더 많은 것을 얻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월드컵 3차예선과 최종예선을 거치며 쌓여온 부진에 대한 비난 여론 끝에 바딤 아브라모프 감독을 경질하고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을 선임하는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그리고 카시모프 감독의 우즈베키스탄은 당시 최종예선서 2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한국과 예상 외의 무승부를 거두며 기사회생의 실마리를 잡았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전 9승7무1패의 역대전적에 무승부 하나를 더하며 '아시아 최고' 한국을 상대로 얼마든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성적 부진으로 흔들렸던 대표팀의 질서를 바로잡으면서 최종예선에 임하는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 그 결과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0월 16일 도하 원정에서 카타르에 1-0 승리를 거뒀고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난적 이란을 상대로 1승을 추가하며 본격적인 상승궤도에 올랐다.
비록 우즈베키스탄에 조 선두를 내준 한국이지만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특히 남은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치러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에 더 유리한 상황일 수 있다. 그러나 조 최하위의 탈락 위기에서 단숨에 선두까지 치고 올라온 우즈베키스탄의 상승세가 한국전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분명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위협이 악몽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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