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이젠 연기로 한다...연예계 '재능기부' 열풍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2.11.16 09: 20

[OSEN=정유진 인턴기자] 배우를 비롯한 유명인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11월 줄줄이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선명한 주제의식을 가진 소규모 영화라는 점. '철가방우수씨', '26년', '남영동1985', '범죄소년'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 달 70만원의 월급으로 다섯명의 아이들을 후원했던 중국집 배달원 故김우수씨의 이야기를 영화로 그려낸 '철가방우수씨'는 '기부와 나눔'이라는 명확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 감동적인 시나리오와 의미있는 내용 덕분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는 주연배우 최수종을 비롯해 기주봉, 오지헌, 김수미 등의 배우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또한 '철가방우수씨'는 배우들 뿐 아니라 각 분야 유명인들의 기부로도 유명하다. 디자이너 이상봉은 영화 의상으로, 부활의 김태원은 영화 OST주제곡으로, 소설가 이외수는 故김우수씨를 기리는 헌정시와 가사를 기부해 영화의 좋은 취지에 힘을 보탰다.

'26년'은 정치적인 소재로 인해 제작 초반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은 영화. 그러나 기존의 제작투자 방식과는 다른, 여러 사람의 소액 기부로 제작비를 마련하는 일명 '제작두레'의 시도로 화제를 모았다. 태생부터 기부에 바탕을 둔 영화인 셈. 제작기간동안 영화감독 정지영, 소설가 공지영 방송인 김제동 등이 제작비를 후원했다.
'26년'에는 이승환, 김종서, 김형중, 윤도현을 비롯한 40명의 가수들이  OST에 재능기부의 형태로 참여했다. 지난 5일 이들은 서울 합정동 메세나 인터파크홀에 함께 모여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영화의 의미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이들이 부른 노래의 음원은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남영동1985' 역시 영화에 참여하는 모든 배우들이 노개런티 출연을 선언했다. 노개런티란 말 그대로 계약금 없이 출연을 했다는 의미. 노개런티 선언으로 박원상과 이경영,이천희, 명계남 등의 출연 배우 전원은 영화를 위해 일종의 재능기부를한 셈이 됐다. 이들은 故김근태 의원의 수기 '남영동'을 토대로 만든 영화의 제작의도에 공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소년'의 주연 이정현도 재능기부로 영화에 참여했다. 영화에서 13년만에 중학생 아들을 만나는 철없는 미혼모 효승 역을 맡은 그는 미혼모와 범죄소년 등 소외된 이들의 삶을 그린 영화의 의미에 공감해 재능기부를 결정했다.
이처럼 배우와 유명인들의 재능기부는 돈이 아닌 자신의 장기인 연기나 노래 등을 통한 기부라는 점에서 큰 파급력을 지닌다. 이들의 참여로 자본의 영향력을 크게 받는 영화시장에서 힘없이 사장되기 쉬운,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들이 하나 둘 관객을 찾아올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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