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이경영 "고문기술자 이근안, 같이 영화보고 한잔 했으면"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1.15 16: 51

영화 '남영동 1985'의 배우 이경영이 고문기술자 이근안 경감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극중 고문기술자 이두한 역을 연기한 이경영은 15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행방이 묘연한 이근안 씨가 어디선가 이 영화를 보면 뭐라고 말할 것 같은가?"란 질문에 "저는 이 영화를 이근안 경감이 봤으면 좋겠다"라며 "보면서 '나는 저렇게 고문 안했는데?'이렇게 말해도 된다"라는 대답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만 내 바람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려고 목사 수업을 받은 분이라면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미 김근태 의원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가족들한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이해와 용서를 구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얼마나 예쁜 모습이겠나"라고 전했다.

또 "직접 제작사로 전화를 주신다면 그 분 역할을 한 배우로서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같이 영화도 보고 모란 공원도 같이 가고 소주 한 잔도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단, 가족들에게 사죄를 드리고 다시 새 세상에 새로운 시민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그 분도 역사의 희생자일 수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이근안을 바탕으로 한 이두한 캐릭터에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배우라면 그 역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을 것"이라며 배우의 입장으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다고 밝혔다.
이경영은 "영화 속에 실명을 쓰지 않은 이유가 고 김근태 의원이나 이근안 경감이란 개인에 국한시키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플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부러 이근안 경감에 대해 참고하지 않으려고 했다"라며 "만약 참고했다면 사견이 들어가게 되고 어떤 동작이나 어느 부분을 닮아가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이두한 캐릭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것 같았다"라고 캐릭터에 임했던 자세에 대해 설명했다.
이경영은 이두한 캐릭터가 극중 추구하는 목표, 기본적으로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극대화된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에 최선을 다했라고 전했다.
그는 "결과론적으로는 잘못된 애국심이긴 하지만 내가 그것을 극대화시키면 시킬수록 김종태(박원상)가 힘들어지고 정지영 감독님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한 울림에 진정성이 더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목표를 위해 저 뿐만 아니라 같이 참여한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혼연일체가 됐다"라고 촬영 현장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한편 '남영동1985'는 1985년,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 간의 기록을 담은 실화로 故김근태 의원의 자전적 수기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박원상, 이경영, 김의석, 문성근, 이천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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