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부터 1군에 참가하게 되는 신생구단 NC의 선택이 공개됐다. 즉시 전력감과 미래를 내다본 균형 잡힌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NC는 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특별지명권 행사 명단을 제출했다. 각 구단의 보호선수 20명 외 1명씩, 총 8명을 지명했다. 삼성 외야수 김종호, SK 내야수 모창민, 롯데 투수 이승호, KIA 내야수 조영훈, 두산 투수 고창성, LG 포수 김태군, 한화 투수 송신영, 넥센 투수 이태양이 NC의 선택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NC의 지명 기조는 ‘균형’이었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는 고민의 흔적이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우선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투수가 4명, 포수가 1명, 내야수가 2명, 외야수가 1명이다. 마운드와 타선의 비율이 딱 절반이다. 베테랑과 신예들의 비율도 비슷하다. 송신영 조영훈 이승호를 베테랑 축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모창민과 고창성은 그 중간, 김태군 이태양은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인 투자에 가깝다.

즉시 전력감도 많이 손에 넣었다는 평가다. 특히 불펜 쪽이 그렇다. 신생구단인 NC는 태생적으로 마운드가 약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지난 2년간 드래프트를 통해 젊은 투수들을 대거 쓸어 담았지만 1군에서의 활약은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여기에 베테랑들이 부족해 구심점이 없다는 한계 또한 뚜렷했다.
때문에 경험이 많은 송신영 이승호 고창성을 영입해 불펜을 채웠다. 세 선수 모두 지난 시즌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1군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전력임에는 분명하다. 한편 불펜 보강은 현실적인 측면과도 연관이 있다. 선발 투수들은 각 구단에서 대거 보호선수에 넣었다는 점, 여차하면 선발은 외국인 투수로 만회할 수 있는 계산 또한 가능하다.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에도 눈길을 줬다. 대표적인 선수가 모창민이다. 김성근 전 감독 시절부터 많은 재능을 갖춘 선수로 주목받았던 모창민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부족한 실전 감각을 쌓았다. 또 보는 것 이상의 빠른 발도 갖추고 있다. SK가 군 제대를 마친 모창민을 즉시 1군에 불러 들였을 정도다. 수비는 아직 다듬을 것이 많지만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청주고 시절 고교 정상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이태양은 장기적으로 키울 만한 가치가 있는 투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32경기에 등판해 10승7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올 시즌 1군에서는 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잠재력은 풍부하다. 김종호 역시 퓨처스리그 67경기에서 3할1푼3리, 1홈런 30타점 26도루를 기록한 자원이다. 군 문제도 해결했다는 장점이 있다. NC가 1년 동안 퓨처스리그를 경험한 만큼 직접 마주친 이 선수들에 대한 뭔가의 확신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선수들이 합류한다고 해서 NC가 당장 다음 시즌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전력적으로 부족한 면이 많다. 그러나 보호선수가 묶여 있는 상황에서 현재와 미래를 모두 내다본 전략적인 선택을 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NC가 지명한 8명의 선수가 팀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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