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일침…박찬호, 신속한 거취 결정 필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5 17: 24

"야구를 할지 안 할지 나도 잘 몰라".
한화 김응룡(71) 감독이 은퇴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코리안특급' 박찬호(39)에게 하루빨리 거취 결정하길 바랐다. 충남 서산 한화의 2군 전용연습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응룡 감독은 "지금껏 이런 예는 없었다. 특수 케이스"라며 "박찬호의 은퇴 여부는 구단과 약속한 것이다. 나와는 관련이 없다"면서도 내심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박찬호의 애매한 거취 때문에 전력 구상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박찬호는 지난달 3일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은퇴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11월 미국에 다녀온 이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1월은 이제 막 지휘봉을 잡은 김응룡 감독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다. 당장 NC 특별지명 때문에 20인 보호 명단을 짜느라 힘들었다. 김 감독은 "류현진에 박찬호까지 보호 선수에 들어가는 바람에 18명으로 짜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이날 한화에서는 송신영이 NC에 지명됐다.

김 감독은 "지금껏 은퇴 여부를 놓고 이런 예는 없었다. 박찬호의 경우 한화와 특수 케이스"라며 "보통 프로에서 은퇴는 선수가 아니라 구단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놓고 결정하게 마련이다. 박찬호는 구단에서 보통 대우를 해주는 게 아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한화는 박찬호의 결정을 존중하며 기다려주기로 했다. 지난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특별 지명으로 데려온 선수이고, 올 한 해 동안 팀에 공헌한 점을 높이 사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심기는 내심 불편하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마당에 마운드를 새롭게 짜야 한다. 그러나 박찬호의 거취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를 중간-마무리 불펜으로 기용할 의사를 드러냈던 김 감독은 그럴 경우 올해 마무리로 뛴 안승민을 선발로 돌리는 구상도 한번 해봤지만, 만약 박찬호가 은퇴를 한다면 계획이 물거품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박찬호는 이달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난 후 아직 어떤 소식도 전해오지 않고 있다. 내년 시즌을 위해 서산에서 마무리훈련에 한창인 한화는 젊은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우며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년 시즌을 위해 보직과 역할도 정해야 한다. 그러나 박찬호의 늦어지는 거취 결정 여부로 인해 김 감독의 마음은 답답할 뿐이다. 과연 박찬호는 언제쯤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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