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은 모창민(27)을 두고 “아마 전 세계에서 가장 훈련을 많이 하는 선수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임 김성근 감독 시절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또 다른 선수들은 “아마 한국에서 ‘40-40’이 나온다면 그 주인공은 모창민일 것”이라고도 했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모두 가진 모창민의 잠재력을 대변하는 이야기였다.
그랬던 모창민이 SK를 떠난다. 15일 발표된 NC의 특별지명 대상자가 됐다. 한국시리즈 엔트리까지 포함됐던 모창민은 지난 10일 이만수 SK 감독과 함께 마무리 훈련차 플로리다로 떠났다. 당시 이 감독은 “갓 제대한 선수라 아픈 곳이 없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시즌 전력에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모창민은 팀 사정상 20인 보호선수에서 빠졌고 이제 SK와는 작별이 기다리고 있다.
SK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이만수 SK 감독부터가 모창민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군 복무 시절 성적도 좋았다. 모창민은 올해 상무 소속으로 이재원(SK)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만 3할5푼3리에 11홈런 61타점이었다. 군 입대 전에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제대 후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쏟아졌다.

모창민은 9월 초 제대하자마자 곧바로 이재원과 함께 SK 선수단에 등록됐다. 부상 선수로 신음하고 있었던 SK로서는 즉시 전력감 하나가 더 필요했다. 사실 그때 등록하지 않았다면 군 보류 선수로 NC의 지명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SK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이만수 감독은 당시 “그 문제까지 모두 감안한 결정”이라고 했지만 SK는 투수쪽 자원들을 지키는 것이 더 급했다.
민경삼 SK 단장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만수 감독도 10일 출국 전 “마지막까지 보호선수 명단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했는데 야수 쪽에서는 주전과 비주전 사이에 있는 모창민과 같은 선수들이 고민거리였다. 한 관계자는 “SK가 야수보다는 투수들을 상대적으로 많이 묶었다. 투수 자원 지키기가 더 시급했다. 주축 선수들 외에도 전병두와 같은 선수들까지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현재 플로리다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모창민은 신변을 정리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하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아직 20대의 나이에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 모창민은 장차 NC의 중심선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건장한 체구에서 나오는 장타력과 빠른 발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지만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성실한 선수라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SK에서는 크게 빛나지 못했던 모창민의 재능이 NC에서 꽃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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