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만남에서도 합의에 실패했다. FA 협상을 벌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36)과 김주찬(31)은 14일 오후 부산 모처에서 롯데와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원 소속팀과의 우선 협상기간인 12일부터 벌써 3번째 구단과 만났지만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협상 마지막 날인 16일 하루만 남겨두게 됐다.
두 번째 만남이었던 14일 롯데 구단과 홍성흔-김주찬은 처음으로 서로가 생각한 금액을 교환했다. 이어 15일 오후 3시에 홍성흔이, 오후 4시에 김주찬이 롯데 이문한 운영부장과 만났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내일(16일) 오전에 선수들과 통화하여 미팅 시간을 잡을 예정"이라며 "구단은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홍성흔은 구단 측과 금액 보다는 계약 기간에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보통 베테랑 선수들은 FA 계약 시 금액 보다는 기간에 중점을 둔다. 이번에 두 번째 FA를 맞은 홍성흔은 아시아시리즈 도중 "앞으로 6년 더 선수생활을 할 것이다. 4년은 한국에서, 2년은 호주에서 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한 바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김주찬은 3차 협상에서 의견을 많이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협상을 마친 뒤 전화 통화에서 김주찬은 "구단도, 나도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차이를 많이 좁혔다. 지금으로서는 계약 마지막 날 도장을 찍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주찬은 "부산에 살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언제나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팬들을 등 돌릴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롯데의 FA 협상에 앞서 홍성흔의 잔류 가능성은 높게 예측됐고 김주찬은 한 번 시장에 나갔다 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원 소속구단과의 협상 마지막 날을 앞두고 상황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홍성흔을 붙잡기 위해서는 계약 기간을, 김주찬은 추가적인 금액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가 이들 두 선수를 놓친다면 17일부터 23일까지 롯데를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이후 2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는 원 소속팀을 포함, 9개 구단과 모두 협상할 수 있다.
롯데 선수단은 구단의 FA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둘을 못 잡으면 점수는 누가 내나. 정말 외국인타자 다시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투수진에서 감지되고 있다. 협상 마지막 날 롯데와 홍성흔-김주찬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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