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일럿 프로그램 ‘님과 함께’가 위기를 겪고 있는 스타 부부들의 전원생활을 담으며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와의 차별성을 확실히 했다.
물론 갈등으로 시작해 다소 급하게 눈물 섞인 사랑 고백으로 마무리하는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림이긴 했어도, 정규 편성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스타 부부들의 속내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지난 15일 방송된 ‘님과 함께’는 부부 위기 극복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예능 프로그램과 교양 프로그램 중간의 성격을 띤 ‘님과 함께’는 정규 편성 전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파일럿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김형일·한복희, 이혁재·심경애, 김동성·오유진, 나도야·한서형 부부가 1박 2일 동안 전원에서 생활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불만과 부부사이의 고충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부부들이 출연해 서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는 점에서 예능 프로그램 ‘자기야’와 비슷한 기획의도에서 출발했지만 구성은 확실히 달랐다. ‘자기야’가 부부가 출연하는 흥미 위주의 집단 토크쇼라면, ‘님과 함께’는 스타가 출연하는 부부 상담 교양 프로그램에 가까웠다.

이날 제작진은 스타 부부들의 갈등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상생활을 관찰카메라를 통해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부부들의 갈등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다소 극화시킨 것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는 정규 편성이 된다면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는 부분이었다.
아내를 여동생 취급하며 자기방식으로 가정생활을 유지한 김형일, 부채 20억으로 일생 최대의 위기를 맞은 이혁재,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직도 철부지 부부인 김동성, 고부 갈등으로 이혼 소송 위기까지 갔던 나도야 부부까지 네 쌍의 부부들이 겪는 갈등은 누구나 수긍이 가는 시청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날 부부들은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충북 음성군 말마리촌에서 함께 1박 2일을 보내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은 비록 카메라 앞이었지만 속풀이를 하면서 진지하게 관계 개선의 방법을 찾고자 했다.
물론 거창한 방법은 없었다. MC 김갑수가 말마리촌의 촌장이라는 콘셉트 하에 부부들을 중재하고, 이를 부부 상담가의 조언을 곁드는 것이 다였다.
격려와 칭찬이라는 다소 뻔한 부부 생활 지침서가 전부였지만 부부간의 갈등이 하루 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이 스타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
스타들이 진지하게 서로에게 받은 상처와 가슴 속 응어리들을 풀어놓는 모습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던 것. 흥미와 공감을 모두 잡는데 성공한 ‘님과 함께’가 안방극장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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