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일침, 박찬호 은퇴 고민 결론은 언제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6 06: 15

"야구할지 안 할지는 나도 몰라".
한화 김응룡(71) 감독은 내심 불편한 모습이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모르겠다. 야구를 할지 안 할지 알 수 없다. 역할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이달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며 11월 귀국 이후로 미뤘다. 어느덧 11월의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박찬호는 어떤 의중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찬호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아직 거취를 결정짓지 못했다. 미국에 가서 지인들을 만난 뒤 다시 생각해보겠다. 11월에 미국을 다녀온 뒤 밝히겠다"고 말하며 미국으로 떠났다. 이에 앞서 김응룡 감독이 취임식을 가진 지난달 15일에는 미리 대전구장을 찾았고, 김 감독에게도 이 같은 의사와 함께 양해를 구했다. 그때까지도 김 감독은 별 말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고민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한화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NC 특별지명에 따른 보호선수 명단 20명을 짜느라 고심을 거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 두고 있는 류현진에 은퇴 결정을 유보한 박찬호로 인해 20인 보호명단에서 2명을 손해봤다. 박찬호의 경우 상징적인 존재로 보호명단에서 쉽게 제외할 수 없었다. 결국 송신영이 지명돼 NC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의 고민이 만만치 않았다. 김 감독은 "보호명단 선수 한 명이 빠지는 것도 큰데 두 명이 빠쪘으니 명단을 짜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박찬호가 내년에도 현역 생활을 지속한다면 후폭풍이 덜하겠지만 만에 하나 이대로 은퇴할 경우 한화는 내년 전력이 될 수 없는 선수를 괜히 묶은 결과가 된다.
김 감독은 "지금껏 이런 예는 없었다. 처음이다. 특수한 케이스"라며 "보통 시즌을 마친 후 선수의 계약은 구단에서 필요할지 말지를 놓고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박찬호는 구단과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 이건 보통 대우를 해주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박찬호가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신속한 결정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현역 생활을 지속할 의지가 있다면 하루빨리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 시즌을 구상하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양훈의 군입대로 선발진이 최소 두 자리 이상 비어있다. 데니 바티스타와 김혁민 그리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외에는 그 어떤 보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올해 마무리로 뛴 안승민의 활용법에 대해 "선발이 계획대로 되면 마무리로 가겠지만 선발이 없으면 선발로 들어갈 수도 있다. 아직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찬호가 하루빨리 거취를 확실하게 결정하고 밝혀줘야 김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도 차질없이 제대로 준비할 수가 있다.
박찬호는 성역과 같은 존재이지만 김 감독은 거침없이 일침을 날렸다. 한평생 해온 야구를 관두느냐 마느냐의 고민이 그 누구보다 클법한 대스타 박찬호이지만 코칭스태프의 내년 구상, 선수단과의 공평성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기다려주는 야구팬들을 위해서라도 박찬호의 응답이 필요해졌다. 과연 그는 언제쯤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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