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 영입한 불펜투수는 진정 성공하기 힘든 것인가.
지난겨울 FA계약을 체결한 불펜투수 이승호와 송신영이 NC의 20인외 특별지명으로 1년 만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NC는 특별지명을 통해 일찍이 불펜보강을 계획했고 실제로 지명한 투수 4명 모두가 불펜투수였다. 이번 특별지명으로 단숨에 불펜진을 향상시킨 NC는 선발로테이션을 외국인 투수 3명과 NC의 에이스로 거듭날 신예 투수 2명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주목할 부분은 베테랑 좌투수 이승호와 우투수 송신영이 FA 계약 첫 해 부진으로 롯데와 한화의 20인 보호명단에 제외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승호는 롯데와 4년 총액 24억원, 송신영은 한화와 3년 총액 13억원 플러스알파 계약을 맺었다. 강한 불펜진이 페넌트레이스를 좌우하는 만큼 둘 다 FA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새 팀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승호는 출발부터 불안했다. 좀처럼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며 개막 한 달이 지나서야 롯데 데뷔전을 치렀다. 총 41경기·48⅔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3.70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으나 볼넷이 35개에 달했고 WHIP(이닝당 출루) 1.54로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다. 결국 이승호는 롯데서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화 불펜진의 기둥이 될 것으로 보였던 송신영도 실망스러웠다. 24경기 23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무려 3할7푼4리였다. 시즌 내내 1군과 2군을 들락날락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송신영은 최근 2년 사이 4번이나 팀을 옮기고 있다.
이승호와 송신영 외에도 작년 겨울 나란히 FA 계약한 두산 정재훈과 롯데 정대현도 FA 계약 후 이전보다 못한 모습이었다. 둘 다 FA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부상에 시달렸고 부상여파는 올 시즌까지 이어져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네 투수 모두 FA 불펜투수 성공사례를 만들려 했지만 적어도 계약 첫 해는 실패사례만 반복했다.
사실 불펜투수는 잘하면 잘할수록 혹사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FA 자격을 얻을 만큼 연차가 차면 자연스레 몸 상태와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의구심에 휩싸인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겨울을 제외하면 좀처럼 불펜투수는 FA 시장에서 대박계약을 체결하지 못했었다. 2003년 겨울 진필중이 당시 FA 불펜투수 최다금액인 4년 30억원에 LG와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기간 동안 평균자책점 5.03으로 부진했고 8년 동안 불펜투수의 거액 FA계약은 나오지 않았었다.
올 겨울 FA 시장에 나온 불펜투수는 삼성 정현욱, KIA 유동훈, 한화 마일영, 넥센 이정훈으로 총 4명. 이중 유동훈과 이정훈은 각각 2년 7억5천만원, 2년 5억원으로 소속팀과 재계약했고 정현욱과 마일영은 원 소속팀과 협상 중이다. 과연 정현욱과 마일영이 다시 한 번 떠오른 FA 불펜투수 무용론 속에 원하는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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