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경험이 많은 포수 두 명을 2년 연속으로 잃었다.
올 시즌 LG 포수진에서 최다 선발 출장을 기록한 김태군이 NC의 20인외 특별지명으로 이적했다. 이로써 LG는 지난겨울 프랜차이즈 스타 조인성 이적에 이어 조인성의 백업포수였던 김태군도 떠나보냈다.
김태군은 지난겨울 전지훈련 명단 제외에도 진주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수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5월초 1군에 올라왔고 곧장 주전포수 마스크를 쓰며 LG 포수 중 가장 많은 49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도루저지율 3할4리로 약점이었던 2루 송구 능력이 향상됐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투수들과 의사소통했다. 자신의 절묘한 리드로 투수가 좋은 결과를 얻을 때마다 “투수가 잘해서 결과가 좋게 나왔다. 나는 그저 내 리드를 믿고 따라준 투수에게 고마울 뿐이다”며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시즌 중반부터 LG가 대대적인 포수진 테스트에 들어가면서 김태군은 경기 후반 불펜 필승조와 함께 팀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포수’로 출장했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포수진 운용에 대해 “태군이가 포수 수비력으로 보면 팀에서 가장 좋다. 다만 미래를 위해 여러 포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것”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겨울 LG 포수들은 다시 한 번 치열한 주전경쟁을 벌이게 됐다. 올 시즌 김태군 다음으로 최다 선발 출장한 윤요섭, 2012 드래프트 1라운드서 뽑힌 조윤준, 그리고 대졸 신인 김재민이 진주 마무리캠프서 훈련 중인데 현재로선 이들 셋을 주전 포수 후보로 볼 수 있다.
윤요섭의 최대 장점은 타격능력이다. 팀에서 1루수 전향을 권유할 만큼 타격에 있어서는 LG 포수진 중 군계일학이다. 1군 무대에선 주로 지명타자나 대타로 출장했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꾸준히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했다. 수비는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지만 경험이 쌓이며 차차 안정감을 보였다. 도루저지율도 2할9푼4리로 나쁘지 않았다.
LG 김정민 배터리 코치도 “처음에는 투박했지만 갈수록 좋아졌다. 경기운영 역시 예상보다 괜찮았다”며 “30살이지만 포수로서 1군 경험은 전무 했었다. 신인이나 다름없다고 보면 빠른 성장세였다”고 윤요섭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즌 막바지 주전으로 출장한 조윤준도 1군 무대에 차차 적응했었다. 투수들과의 호흡도 맞아갔고 상대 타자 연구에 밤을 샐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표본은 적지만 도루 저지율도 4할6푼2리에 달했다. 김정민 코치는 “올 시즌 13경기에 선발출장 했는데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였다. 분명 더 성장할 수 있는 요소를 지닌 포수다”고 조윤준을 평가했다.
동아대 출신의 2013 신인 포수 김재민도 다크호스다. 당장 선발포수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어쩌면 첫 해부터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김정민 코치는 김재민에 대해 “미야자키 교육리그도 참가했는데 마무리 캠프서 보니 기술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괜찮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는 배터리 코치가 없었다는데 이정도면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며 “최근 연습경기마다 리포트를 써내게 하는데 야구 보는 눈도 어느 정도 있더라. 다만 어깨가 약점이다. 송구 능력을 보완하는 게 김재민의 필수과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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