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착한 결말이 어디 있을까. 사랑하던 두 남녀가 기억을 잃고도 시간이 흘러 서로의 사랑이 됐고, 끊임없이 범죄를 저질렀던 이는 그 시작이 됐던 원죄를 고백하고 죄 값을 치름과 동시에 자유로워졌다. 결국 어느 하나 죽지 않고 모두가 새로운 삶을 얻는 해피엔딩이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 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 연출) 최종회에서는 마루(송중기)가 기억을 모두 잃는 것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면서 과거 은기(문채원), 재희(박시연)와 비극적으로 얽힌 운명의 끈이 풀려버렸고, 그렇게 그토록 원하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물론 그 옆을 지킨 것은 은기였다.
자동차 사고에도 수술을 차일피일 미루던 마루는 끝도 없는 악행을 저지르는 재희에게 자수를 권했고, 재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마루를 원망하며 “나랑 같이 죽자”고 말했다. 이에 마루는 “아니. 살아있는 게 왜 지옥이야. 난 살거야”라면서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그가 병원으로 들어가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음에도 운명의 장난은 계속됐다. 병원을 찾아온 은기와 횡단보도에서 마주한 순간, 사랑에 눈이 멀어 은기를 죽이러 나타난 민영(김태훈)의 칼에 대신 찔렸던 것. 게다가 은기와 키스를 나눈 뒤 홀로 길가에 쓰러져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렇게 비극적으로 끝날 뻔 했던 ‘착한남자’는 7년의 시간이 흐른 뒤의 얘기를 풀어내며 극적인 반전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마루도 살아있었고, 그 옆엔 은기도 있었다. 두 사람은 평범한 연애를 시작했고, 강마루는 7년전 서은기와 결혼식에서 전해주려고 했던 반지를 다시금 전했다. 그를 얽매던 지옥 같은 과거는 모두 사라져 있었고, 그의 새로운 삶은 한 점의 어두움도 없이 밝았다.
마루를 옥죄었던 첫 사랑 재희는 서 회장의 죽음을 비롯해 7년 전 마루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죄까지 모두 털어놓으며 자수해 죄 값을 치렀고, 민영 역시 자신의 죄 만큼 벌을 받았다. 재길과 초코(이유비)는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았고, 한재식(양익준)은 평범한 닭 집 사장으로 개과천선해 모든 주인공들이 평범하디 평범한 일반 소시민의 모습으로 돌아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마지막 회를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것은 바로 마루의 생사여부. 특히 이경희 작가는 전작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에서 비극적인 결말로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기에 새드엔딩의 가능성이 높았지만 결국 마루가 수술을 통해 암울했던 과거의 기억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나는 반전행복 결말로 색다른 느낌을 줬다.
그리고 처절했던 복수가 난무했던 만큼 처절한 결말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악의 축이었던 재희와 민영이 죄 값을 치르면서 또 각자의 인생의 길을 걸어 나가게 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고, 제목처럼 착한 드라마가 됐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이런 반전 행복 결말 좋다. 아무도 안 죽어서 좋은 것 같다”, “약간의 무리수 장면도 등장했지만 마루가 살아서 행복합니다”, “그동안 정말 잘 봤습니다. 착한 결말 감사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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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남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