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의 믿음, 김선형의 마법 풀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1.16 07: 05

문경은 SK 감독의 확고한 믿음이 부진에 빠져 있던 김선형(24, SK)의 마법을 풀었다.
서울 SK는 지난 1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서 인천 전자랜드를 83-77로 물리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로써 SK는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4패) 고지를 밟는 기쁨을 누렸다. 또 한 경기를 덜 치른 전자랜드(9승 4패)를 2위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올 시즌 14경기 만에 가장 먼저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하는 기록을 세웠고,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이어져오던 전자랜드 홈 8연패의 수렁에서도 헤어나왔다.

김선형은 승부처였던 4쿼터서만 9점을 넣는 등 21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기나긴 부진의 나락으로 떨어질 뻔 했던 소속팀과 자신에게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선형은 지난 7경기서 46점에 그쳤다. 외곽슛은 지독히도 림을 외면했다. 7경기서 15개의 3점슛을 던져 단 한 개도 적중시키지 못했다. 승승장구하던 팀이 2연패에 빠지자 자신의 가장 큰 색깔이었던 자신감 있는 농구도 잃어버렸다.
문 감독도 경기에 앞서 "9승 2패의 김선형과 비교했을 때 2연패에 빠진 지금 표정은 너무 어둡다"며 "2연패를 당하는 동안 신나는 농구를 하지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SK의 연패 탈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선형의 부활이 절실했다. 문 감독은 "존 오페스든 맨투맨이든 김선형 중심의 농구를 할 것"이라며 '김선형 농구'를 천명, 에이스에 변함 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그 무한한 신뢰가 오랫동안 갇혀 있던 김선형의 마법을 풀었다. 정말 오랜만에 3점슛 1개(3개 시도)를 성공시켰고, 2점슛도 14개를 던져 8개를 꽂아넣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9점)서 해결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간 마음 고생이 적잖았다. "경기를 쉴 생각까지 했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는 김선형은 "감독님이 평소 때 '네가 살아나야 한다'고 힘을 줬고, 라커룸에 들어가서도 '원래대로 플레이를 하라'는 자신감을 준 뒤 마법에 걸렸던 것이 풀렸다"고 부진 탈출의 배경을 밝혔다.
문 감독도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슬럼프 소리를 들으며 마음 고생이 심했던 (김)선형이가 제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해 기쁘다"며 "선형이의 1대1 플레이를 노렸는데 4쿼터서 잘 들어맞았다"고 애제자의 활약을 뿌듯해 했다.
올 시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SK 농구가 3경기 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스승과 제자의 굳건한 신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낸 SK가 시즌 말미까지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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