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 날쌘돌이 새내기가 들어왔다.
지난달 31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중인 넥센 코치진은 올 시즌 눈에 띄는 선수로 김민준(18)을 꼽았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김민준은 2013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2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준의 장점은 무엇보다 빠른 발. 코치진은 "신인인데 비해 주루 센스가 있어 내년 1군에서 대주자로 기용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성실하고 예의가 바른 것도 김민준이 칭찬받는 이유 중 하나다.

훈련을 마치고 만난 김민준은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이 잘해주셔서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 원래 일본 야구를 좋아해서 일본에서도 적응하는데 무리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김민준이 좋아하는 일본 선수는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 시리즈 MVP를 차지한 요미우리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24)다.
김민준은 "처음 목동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을 때 인사하면서 프로가 된 것을 실감했다. 지명받고 나서는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하면서 제대로 실감하지 못했다. 여기에서도 훈련만 하다보니 아직 프로가 됐다는 것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야수였던 김민준은 지난 8월 세계청소년대회에서도 주전 2루수로 뛰었지만 프로에 입단하면서 외야수로 전향했다. 염경엽 감독은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넥센 내야가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 등 젊은 선수들로 채워져 있어 김민준이 뚫고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민준은 "외야로 바꿔 수비 훈련을 하는 게 지금은 그냥 재미있다"며 웃었다. 그는 외야에서 강하게 송구하는 동작을 너무 많이 하다 어깨에 무리가 와 이틀을 쉬었다. 심재학 작전주루코치는 "쉬라는데도 편치 않다며 혼자 구석에서 방망이를 돌리고 있는 선수"라고 우려섞인 칭찬을 했다.
김민준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때 야구교실에 참가하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회비 걱정을 하면서 야구를 하느라 힘들었다. 프로 지명을 낮은 라운드에서 받을 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지명해주셔서 기쁘다. 한편으로는 부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금도 모두 부모님께 드릴 예정이다.
앳되고 귀여운 외모의 김민준은 프로에서 팬도 많이 생길 듯하다. 올해 신인 한현희도 "목동의 귀염둥이를 뺏길 것 같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일단 1군에 자리잡는 게 먼저. 그는 "가장 큰 목표는 1군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이다. 그 후 팬들에게 '집요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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