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에이스가 아니다. 하지만 에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파이어볼러' 한화 김혁민(25)이 에이스 류현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혁민은 16일 충남 서산 2군 전용연습장에서 열린 한화 마무리훈련에서 "아직 10승을 못했지만 내년에는 10승을 넘어 15승까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눈앞에 둔 상황에서 한화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김혁민의 원대한 포부다.
김혁민은 올해 32경기에서 8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선발 21경기 중 1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고, 그 중 9경기에서 7이닝 이상 던지며 이닝이터로서 면모도 함께 보여줬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고 진출하고, 또 다른 선발 요원 양훈이 군입대하게 됨에 따라 선발진에서 김혁민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김혁민은 "그전의 마무리훈련보다 확실히 강도가 높다. 주위에서 장난으로 '네가 에이스'라는 장난을 많이 하는데 난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에이스가 되고 싶은데 그게 쉽게 안 된다. 그래도 주위에서 기대해주니 열심히 해보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에이스로서 큰 부담을 느끼지도 않는다. 그는 "똑같다. 늘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확실히 내년 목표는 크게 잡고 있다. 김혁민은 "체력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닝을 더 길게 던져야 한다"며 "올해는 막판에 팔꿈치가 좋지 않아 10승 도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개인적으로 10승을 넘어 15승까지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10승은 훌륭한 투수의 지표이지만 15승은 에이스를 상징하는 숫자다.
여기에 기술적으로도 변화구 추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50km 안팎의 빠른 속구와 떨어지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구사하는 그는 "서클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도 던져보려 한다"며 변화구 개발에 역점을 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에이스라는 역할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김혁민은 "에이스에 대해 잘 모르겠다. 하지만 (류)현진이를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과 확실히 다르다. 내 직구가 좋다고 하지만 현진이가 마음먹고 세게 던지면 훨씬 더 좋다"며 "현진이는 생각이 많지 않다. 깊게 생각을 안 한다. 나도 생각이 없다. 멘탈만 닮았다"고 웃어보였다. 잡념없이 마운드에서 최고의 공을 뿌린다는 생각은 류현진과 많이 닮아있다.
류현진이 떠난 빈자리가 무엇보다 커보이는 한화. 하지만 김혁민이 새롭게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시즌 때에도 "현진이 만큼 해야 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 말을 실천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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