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절반 지명' NC, 남은 숙제는 수비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1.16 15: 01

8명 중 4명이 투수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선발 요원으로 채운다는 것을 가정하면 4,5선발 및 중간 계투진에서 수혈 부분이 크다. 반면 야수진에서 수혈 부분은 확실한 주전급을 데려왔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결국 성패는 투수력과 수비력, 그리고 의외 상황에서의 베이스러닝에 달렸다. 김경문 감독의 NC 다이노스가 검증되지 않은 공격력의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비력의 보완이 필요하다.
신생 9구단 NC는 지난 15일 기존 8개 구단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을 통해 선수단의 크기를 키웠다. 이승호(전 롯데), 송신영(전 한화) 등 1년 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전 소속팀으로 이적했던 경험많은 투수들도 있고 2년 연속 홀드 2위 전력의 고창성(전 두산), 넥센의 유망한 언더핸드 이태양이 NC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다만 야수진에서 1군에 크게 검증된 선수는 냉정히 말해 '없다'. 포수 김태군(전 LG)은 성장 가능성이 크고 올 시즌 100경기에 출장한 포수지만 LG의 주전 포수는 아니었다. 조영훈(전 KIA)과 모창민(전 SK)도 일발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경력이 없다. 삼성에서 픽업한 외야수 김종호는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갖춰 '제2의 이종욱(두산)'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갖춘 대기이지만 1군 통산 경기 출장은 13경기에 불과하다.

기존 NC 선수단을 둘러봐도 94경기 3할3리 16홈런 67타점 29도루로 중심타자로 우뚝 선 나성범은 1군 경험이 전무한 타자. 넥센에서 1군 경험을 쌓았던 베테랑 포수 허준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62경기 2할4푼5리를 기록한 수비형 포수다. 공격력에서 검증된 타자는 찾지 못한 NC다. 두산 부임 초기 백업급 선수들을 추스르며 동기 부여 속에 기적적인 상위권 진출을 이끌었던 김 감독이지만 이 효과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현재 NC가 기대를 걸어야 할 부분은 투수진에 좀 더 비중을 두고 다음 시즌 개막까지 남은 동안 수비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올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이재학과 고창성, 이태양은 땅볼 유도 능력을 갖춘 사이드암이다. 탈삼진 능력이 좋은 파워피처가 아니라는 점에서 수비진과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한 투수들이라는 말이다.
또한 김 감독은 신생팀 특혜 속 외국인 선수 한 명을 더 기용할 수 있는 데 대해 "외국인 선발 투수 3명"의 이야기를 했다. 홀수 구단 체제로 치르는 시즌인 만큼 타이밍을 잘 맞추면 원투펀치로도 일주일을 보낼 수 있는 일정이지만 결국 이 또한 투수진에 많은 부분을 기대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외국인 선발 투수 3명을 언급했다는 자체가 일단 '투수 놀음'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FA 시장에서 거물급 타자를 수혈하지 않는 한 NC가 승부수를 던져야 할 부분은 투수들의 땅볼 유도 능력에 이은 야수들의 수비력 강화다. 조영훈은 올 시즌 1루 수비 면에서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모창민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나 딱히 한 부분의 명 수비수로 분류하기는 무리가 있다. 신예급이 대부분인 NC에서 1군에서도 수준급에 꼽히는 수비력을 자랑하는 야수를 찾기는 딱히 어렵다.
투수와 야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투수가 모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낼 수 없는 만큼 땅볼 유도 시 야수들의 좋은 수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강하게 야수진을 담금질하기로 유명한 김 감독의 NC. 다음 시즌 개막까지 그들의 과제는 바로 일취월장한 수비력 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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