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수석, "김응룡 감독님, 예전 그대로 변함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7 07: 17

"전혀 달라진 게 없으시다. 달리진 건 내가 달라졌지, 감독님은 예전 그대로 변함없다". 
한화 김성한(54) 수석코치는 '스승' 김응룡(71) 감독의 부름을 받고 8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2004년 KIA 감독을 끝으로 현장에서 물러나있던 김성한 수석은 감독이 아닌 코치이지만, 김응룡 감독 밑에서 현장 복귀하며 뜨거운 열의를 자랑하고 있다. 김 수석은 "어린 나이에 뭣도 모르고 감독했다. 현장에서 다시 감독님을 모시게 됐는데 느끼는 것이나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김 수석의 인연은 지난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감독이 해태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간판스타였던 김 수석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김 수석이 1995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 뒤 코치로 새출발할 때에도 김 감독의 휘하였다. 김 감독이 2000년을 끝으로 해태에서 삼성으로 떠날 때 지휘봉을 물려받은 이도 김 수석이었다. 그로부터 무려 12년 만에 한화에서 이뤄진 재결합이다. 

김 수석은 "내가 1983년부터 감독님과 함께 했다. 감독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하나도 없으시다. 예전 그대로 변함없으시다"며 웃은 뒤 "감독님이 겉으로는 코치들에게 맡기시는 것 같지만, 사실 모든 훈련을 꼼꼼하게 지켜보고 계신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혼도 내신다. 감독님이 뒤에서 지켜보고 계시니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달부터 충남 서산 2군 전용연습장에서 입에 단내 날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난리다. 감독인 내가 그만하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라며 슬쩍 코치진의 뜻에 따르는 듯 말했다. 하지만 김 수석은 "감독님이 말씀 그렇게 하시지만 은근히 많은 훈련을 바라고 계신다. 감독님 말씀을 전부 다 믿지는 말라"는 농담도 던졌다. 눈에 드러나지 않게 선수단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달라진 게 있으니 바로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김 수석은 "감독님께서 나이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귀띔했다. 만 71세의 고령인 김 감독은 오히려 그런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한다. 프로의 세계는 나이가 아닌 실력과 경쟁이라는 생각 뿐이다. 김 감독은 쉴새 없이 빡빡하게 돌아가는 마무리훈련 스케쥴을 빠짐없이 소화하며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훈련 중 점심시간을 없애며 빵과 과일 그리고고구마 등으로 허기를 채운다. 김 감독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으니 선수들도 불평불만없이 잘 따른다. 
김 감독과 김 수석의 공통된 의중은 훈련과 경쟁으로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약속이라도 한듯 "새로운 감독과 코치들이 왔으니 선수들에겐 큰 기회다. 새롭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딱히 정해놓은 주전도 없다. 김 수석은 "감독님께서 마음속으로 몇 군데 정해 놓으셨겠지만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기존의 주전급 선수들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해태와 삼성 시절부터 김 감독은 베테랑들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로지 실력 우선주의였다. 한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산 마무리훈련을 소화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선수는 가차없이 대전으로 보내고 있다. 김 수석은 "당연히 멤버 이동에 따른 기준이 있다. 코치들의 눈에서 멀어지면 결국 선수들이 손해다. 서산에 살아남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그 뒤에 바로 김 감독의 거칠 것 없는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과거보다 확실히 부드러워졌고, 한발짝 물러서서 지켜보고 있다. 과거처럼 방망이를 부러뜨리거나 의자를 집어던지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고구마를 권할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김성한 수석코치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 김 감독만의 변함없는 리더십 체계가 한화의 서산 지옥훈련을 더욱 삼엄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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