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4'가 결승전만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시즌을 두고 가요계에서 상반된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슈나 실력면에서 예전 같지 않아 내년 시즌부터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론과 오디션 후 가요계에서 미치는 영향은 시즌4의 출연자들이 역대 최강일 것이라는 실리론이 맞서고 있다.
우선 위기론은 이번 시즌이 초반부터 로이킴, 정준영 등 매력적인 캐릭터에 집중하면서 다른 실력자들의 스토리를 충분히 끄집어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방송이 진행될 수록 두각을 나타내고 화제를 모으는 출연자가 나타나야 하는데, 초반부터 일부 출연자가 너무 압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기에 역부족이었다는 것. 뒤늦게 탄력을 받은 출연자라고는 홍대광이 유일했다.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챙긴 로이킴과 정준영은 생방송이 거듭될 수록 '한 방'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점에서 일찍이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방송 초반 이미 마케팅이 너무 잘돼버린 이들이 '먼지가 되어' 이후 이름값에 맞는 무대가 나오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를 봤다는 것. 특히 정준영은 음이탈 실수까지 이어지고도 캐릭터로 생성된 팬덤의 힘으로 합격하면서 안티팬까지 생겨나게 됐다. 로이킴도 프로그램 내내 강조된 '엄친아' 이미지가 오히려 일부 시청자들의 외면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 가요계에서는 이번 시즌이 드라마와 쇼 모두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현재 활동 중인 한 가수는 지난 16일 "시즌4는 이미 출연자들의 매력을 다 알아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더 이상 열심히 챙겨보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도 "아무래도 예전보다 이슈는 덜하다. 박빙이라 흥미진진하긴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경쟁을 치른만큼 누가 우승자가 돼도 허각이나 울랄라세션이 갖고 있던 아우라는 갖기 힘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오디션 그 이후의 실적을 중심으로 보면 평가는 달라진다. 오디션 프로그램 특유의 '드라마'는 없었지만, 많은 인재를 건져내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것. '슈퍼스타K' 입장에서는 이후 쟁쟁한 스타를 만들어냈다는 업적으로는 상당한 실리를 챙기리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참가자들의 면면은 스타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역대 오디션 참가자 중 가장 막강한 팬덤을 가진 것으로 예상되는 정준영은 그 자체가 이미 '캐릭터'다. 로이킴도 여성팬들을 공략하는 발라드 가수가 될 재목으로 평가 받는다. 딕펑스는 크리에이티브한 밴드라는 점에서 버스커버스커 열풍을 이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받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이들이 가요계에 매우 잘 안착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이승철은 "예전 시즌에서는 각 출연자들이 어떤 소속사를 만나 어떻게 다듬어질까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이미 그 자체로 색깔이 분명하다. 스타를 배출한 성적으로는 이번 시즌이 역대 최강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승철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실력 논란에 대해서도 반론을 펼쳤다. 그는 "농구선수들끼리 있으면 키가 크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다들 실력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두드러지지 않는 것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윤건은 특히 로이킴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로이킴을 지켜보니, 자신의 의견이 확실하고,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이건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있더라. 그런 마인드가 이 거친 가요계 시스템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준영에 대한 러브콜도 상당한 상태. 로이킴이 '가수'로서 관심을 받고 있다면, 정준영에게는 제대로 된 '물건'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력한 몇몇 기획자가 나타났다. 의외로 이번 시즌 출연자 중 가장 '거물급'과 손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태다.
유승우는 많은 연예기획사들이 지켜보고 있다. 음악 실력이 우수해 '귀여운 지드래곤'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제작자가 여럿 있다. 그중 일부는 실제로 접촉을 시도해볼 것이라는 계획이다.
엇갈리는 반응을 낳고 있는 '슈퍼스타K4'는 이제 로이킴과 딕펑스의 결승전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 내년 시즌5부터는 일부 위기론을 수렴해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이승철은 "현재 심사제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이 메커니즘을 매우 잘 알게 된 측면이 있다.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위해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