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시작에 불과하다.
FA 시장이 열린 지 일주일이 지났다. 11명이 FA 자격을 행사했고 이중 6명이 전 소속구단과 재계약, 5명은 앞으로 타구단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지난겨울 FA 시장에서는 16명의 선수들이 총액 261억원의 거대 시장을 형성했었다. 올 겨울도 최대어로 꼽혔던 김주찬·홍성흔·이호준·정현욱이 전 소속팀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되면서 앞으로 상당한 규모의 돈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최종 계약금액이 전 소속팀이 제시한 액수보다 크다고 가정한다면, 이번 FA 시장 규모 역시 상당할 것이다. 김주찬과 홍성흔이 롯데로부터 각각 4년 44억원, 3년 25억원의 계약을 제안 받았으나 더 나은 조건을 알아보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 실제로 정현욱은 17일 타구단 FA 협상이 시작됨과 동시에 LG에 4년 최대 28억6천만원에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2013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진입하는 NC, 올 시즌 4강 진입에 실패한 한화와 KIA가 FA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고 다른 구단들도 전력강화를 노리고 있다. 쉽게 말해 수요가 공급을 초월한 상태다.
이렇게 2년 연속 F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다가오는 2013, 2014 FA 시장 규모는 종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 분명하다.
일단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주역들을 비롯한 각 팀의 핵심 선수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당장 내년 겨울만 봐도 정근우, 강민호, 이용규, 이종욱, 윤석민, 오승환, 장원삼, 송은범 등이 FA 자격을 얻는다. 2014년 겨울에는 최정, 김강민, 박용택, 박재상, 정상호 등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 모두 영입과 동시에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반대로 타 팀에 빼앗긴다면 전력손실이 막대하다. 그야말로 한 팀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할 기량을 지녔다고 봐도 된다. 특히 포수와 3루수 자리에서 최고라 평가 받는 강민호와 최정의 계약 규모는 지금으로선 쉽게 가늠이 안 될 정도다.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겨울 한화와 KIA처럼, 기본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은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겨울 2011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넥센이 이택근과 4년 최대 5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고 6위에 머물렀던 한화도 김태균과 연봉 1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는 일찍이 정성훈과 이진영을 잡고 정현욱까지 추가 영입했다. 작년 겨울 내부단속 실패의 악몽을 발판 삼아 올 겨울 FA 시장에서 신속하게 움직였다. 프로야구의 인기와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각 구단의 투자규모 역시 방대해지는 상황이다.
2015년 10구단 체제가 시작되면 FA시장이 한 단계 팽창될 것은 당연하다. 이미 KT가 10구단 창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거대 그룹간의 머니 게임에는 한계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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