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LIG손해보험(이하 LIG)가 서서히 날개를 펴는 것일까. LIG가 지난 시즌 준우승팀 대한항공을 완파하고 2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LIG는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까메호(23점)의 맹활약과 주축 선수들의 고른 지원사격에 힘입어 3-0(25-22 25-16 26-24)으로 이겼다. 개막 후 2연패를 당해 우려의 시선을 모았던 LIG는 지난 14일 러시앤캐시전에서 승리한 데 이어 대한항공까지 누르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당초 LIG의 공격력과 대한항공의 저력이 맞붙는 팽팽한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LIG 선수들이 가벼운 몸 상태를 과시하며 코트 곳곳을 누빈 데 비해 대한항공 선수들의 잦은 범실로 제풀에 무너졌다. 결과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LIG의 3-0 승리였다.

1세트부터 LIG의 고른 공격루트가 빛을 발했다. 까메호가 팀 공격의 무게를 잡는 가운데 이경수 김요한이 뒤를 받쳤다. 반면 대한항공은 잦은 범실로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20-18에서 첫 번째 고비를 맞이한 LIG는 마틴 이영택 김학민의 서브 범실로 손쉽게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LIG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세트 초반은 팽팽하게 흘렀지만 10점 이후부터는 달랐다. 10-8에서 까메호의 오픈과 하현용의 서브 득점으로 기세를 탄 LIG는 이후 까메호가 고비 때마다 강타를 터뜨리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반면 대한항공은 믿었던 ‘쌍포’ 마틴과 김학민의 공격이 계속 걸리거나 빗나가며 10점대 초반에 묶였다. 결국 20-11까지 앞서 나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LIG는 2세트도 여유 있게 따냈다.
3세트에서도 LIG의 기세는 계속됐다. 까메호가 맹활약을 이어간 가운데 또 하나의 주포 김요한(10점)과 베테랑 이경수(11점)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대한항공을 압박했다. 위기도 있었다. 20-15까지 앞서 나간 LIG는 마틴의 백어택과 한선수 류윤식의 블로킹이 연이어 터지며 22-22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달라진 LIG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듀스에 돌입한 LIG는 마틴의 서브 범실에 힘입어 25-24를 만들었고 결국 마틴의 공격 범실로 경기를 끝냈다.
승리를 거둔 LIG는 2승2패(승점 6점)를 기록하며 상위권 도약에 박차를 가했다. 까메호는 23점에 64.51%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마틴(19점, 성공률 48.64%)과의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완승했다. 수비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훨씬 좋아진 모습으로 기대를 모았다. 반면 지난 13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아쉽게 졌던 대한항공은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3세트 동안 무려 22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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