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팀 역사상 첫 FA 계약 선수는 이호준(36)이었다. 그러나 아직 NC의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NC는 17일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이호준과의 계약을 알렸다. SK에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이호준은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 중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SK는 2년 동안 총 12억 원(계약금 4억 원, 연봉 4억 원)을 제시했지만 이호준은 마음을 열지 않았다. 이런 이호준에 가장 먼저 접근한 팀은 NC였고 결국 속전속결로 사인을 이끌어냈다.
NC가 이호준에게 제시한 금액은 3년 총액 20억 원이다.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SK의 제시액보다는 계약기간과 총액에서 모두 좋은 조건이었다. 30대 중반을 넘긴 베테랑임을 감안하면 NC의 선택은 꽤 과감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중심타자와 팀을 이끌 베테랑 선수가 모두 부족한 NC로서는 이호준의 가치가 커 보였을 법하다.

이로써 NC는 FA 시장의 개시를 알렸다. NC는 신생구단 혜택으로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3명의 FA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아직 2명을 더 영입할 수 있는 NC다. 당장 다음 시즌 1군에 진입해야 하는 NC임을 고려하면 추가 영입도 그려볼 수 있다. 이미 20인 보호선수 외 1명 영입을 통해 총 80억 원을 쓴 NC지만 적정한 선의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도 서 있다.
그렇다면 다음 목표는 이현곤이 유력하다. 2007년 타격왕 출신인 이현곤은 김선빈의 성장과 이범호의 영입으로 KIA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잃었다. 2012년 1군에서는 6경기 출장이 그쳤다. 이번 FA도 사실상 KIA를 떠나기 위한 방편으로 신청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전감각 저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이현곤은 NC에 활용도 높은 선수다. 내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NC에서는 당장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 아직 만 32세라는 점, 연봉이 1억500만 원으로 보상금액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 그리고 이현곤을 노릴 팀이 현실적으로 NC와 한화 정도라는 점도 영입 가능성을 높인다.
만약 NC가 이현곤을 영입할 수 있다면 내야는 어느 정도 구색이 잡힌다. 이번 겨울에 영입한 조영훈이 1루, 모창민이 3루, 이현곤이 유격수로 들어가고 유망주 박민우가 2루를 지키는 선에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호준의 영입으로 사실상 홍성흔 영입전에서는 손을 뗐다고 봐야 하는 NC다. 많은 금액이 드는 김주찬에 베팅하기보다는 이현곤을 영입하는 선에서 무난하게 FA 시장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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