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활의 말년은 우익수 자리로 자주 출장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그의 은퇴 후 1년이 지난 뒤 새 주인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수혈한 야수가 될 전망이다.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맺은 김주찬(31)의 새 보직은 이종범 현 한화 코치가 나서던 우익수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KIA는 지난 17일 김주찬과 4년간 최대 50억원이 넘는 계약에 합의, 새로운 외야수 요원을 보강했다. 2000년 삼성 입단 당시 유격수였고 이듬해 롯데로 이적한 후 3루수로 출장하던 김주찬이었으나 이후에는 1루수 혹은 외야수로 자주 출장한 바 있다.
새롭게 KIA에 둥지를 틀게 된 김주찬. 김주찬의 향후 활용도에 있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그동안 KIA가 이종범 이후를 고민해왔던 우익수 자리를 꿰차는 것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2009년부터 KIA는 불혹이 된 이종범의 다음을 고려해 타 팀에서 우익수 요원의 영입을 고려했던 바 있다.

이미 주전 중견수 이용규가 버티고 있고 좌익수 김원섭과 3년 14억원의 FA 재계약을 체결한 KIA인 만큼 특별한 보직 이동이 없는 한 김주찬이 우익수로 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 시절 김주찬은 중견수 전준우, 우익수 손아섭이 있어 좌익수로 출장 빈도가 높았으나 손아섭 이전에는 김주찬이 우익수로 나서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직전 이종범이 갑작스레 은퇴를 결정한 뒤 KIA는 우익수 자리에 신종길, 김상현, 이준호, 나지완 등을 번갈아 기용했으나 확실한 주전 선수를 찾지는 못했다. 이순철 수석코치로부터 신뢰를 얻으며 시즌 초반 우익수로 나섰던 신종길은 1할5푼7리의 저조한 타율만을 남긴 채 2군으로 내려갔다. 부상으로 공백기가 길었던 장타자 김상현도 2할5푼9리 4홈런 17타점으로 제 위력을 완전히 보여주지는 못했다.
신예 이준호가 113경기에 나서며 가능성은 비췄으나 타율은 2할2푼7리로 주전 선수로 보기는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강견을 갖췄으나 수비 범위가 좁은 편이고 낙구 지점 포착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나지완은 올 시즌 2할7푼4리 11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 김상현과 나지완은 공격형 타자들이고 이준호와 신종길은 타율이 낮은 편이라 고른 공수 기량을 갖춘 확실한 주전 우익수를 박아두지 못했던 KIA의 2012시즌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주찬이 이동해 온 만큼 KIA 외야에도 변혁이 예상된다. 이용규가 우익수로 이동하고 기본적으로 발이 빠른 김주찬이 중견수 자리를 커버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으나 어쨌든 비어있던 외야 한 자리를 김주찬이 꿰찰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게다가 비싼 몸인 만큼 당위성을 갖고 출장 기회를 보장해줘야 하는 KIA다.
새로운 주전 우익수를 찾았으나 확실한 선수를 점찍지 못하고 한 해를 보낸 KIA. 그리고 그들은 FA 시장에서 발 빠른 오른손 테이블세터 요원이 될 김주찬을 수혈했다. 그 김주찬은 옛 이종범의 자리에서 내년 어떤 성적표를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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