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의 신의 한 수, 8년 만의 亞 U-19 우승 이끌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1.18 00: 32

이광종 감독의 신의 한 수가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U-19 한국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오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에미리츠 스타디움서 열린 이라크와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결승전서 후반 추가시간 문창진(19, 포항)의 극적인 동점골과 이어 벌어진 승부차기(4-1) 승리로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섰다.
전반 35분 모하메드 카사르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패색이 짙었다. 90분의 정규 시간이 모두 흐르는 동안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광종 감독이 예상치 못한 카드를 빼들었다. 후반 막판 190cm 장신 수비수 송주훈(18, 광명공고)을 김현(19, 전북)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 공중볼을 통해 이라크의 골문을 노렸다.
여우 같은 수장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송주훈에게 수비수의 시선이 쏠린 사이 김현과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고 있던 에이스 문창진이 극적인 동점골을 합작했다.
후반 추가시간 이라크의 문전으로 길게 넘어온 공을 김현이 정확히 머리로 떨궈줬고, 문전에서 대기하고 있던 문창진이 한 명의 수비수를 제친 뒤 정확한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이라크의 골대 왼쪽 하단을 갈랐다.
한국은 기쁨의 환호를, 후반 10분 이후 한국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던 이라크는 허탈함에 다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연장전서도 한국의 기세는 이어졌다. 한국은 연장 초반부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 낸 반면 이라크는 체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이며 한국의 공격을 막는 데 급급했다.
그러던 중 또 예기치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연장 시작과 동시에 본연의 수비 임무로 돌아갔던 송주훈이 연장 전반 막판 다리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간 것.
이광종 감독은 수비진에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 송주훈을 다시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는 모험을 선택했다. 결국 연장전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승부차기서 4-1의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광종 감독이 신의 한 수를 선보인 한국은 박주영 김승용 정인환 등이 함께 맹활약했던 지난 2004년 말레이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통산 12회 우승의 쾌거다.
한국은 우승과 함께 4강 팀에게 주어지는 내년 6월 터키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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