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창단 첫 FA' 이호준에 거는 공격 강화효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1.18 07: 06

이호준에게 NC의 타선이 달려있다. 
NC가 창단 첫 FA로 베테랑 거포 이호준(36)을 영입했다. 이호준은 FA 타구단 협상 첫 날이었던 지난 17일 NC와 3년간 총액 2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NC는 이호준 영입 직전 특별지명에서 기존의 8개팀으로부터 투수와 야수를 4명씩 뽑았다. 조영훈·모창민·김태군·김종호를 데려왔으나 타선의 중량감을 확실하게 올려줄 검증된 타자가 없었다. 
하지만 그 허전함을 FA 영입으로 채웠다. 올해 '회춘' 소리를 들은 이호준이 주인공이었다. NC 배석현 단장은 "팀의 4번타자를 구했다. 우승 경험이 많고, 노련미와 리더십을 갖춘 베테랑이 젊은 선수들이 중심인 신생팀 다이노스에 큰 기여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팀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다. 맏형으로서 팀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1994년 해태에 투수로 고졸 우선 지명받은 이호준은 1996년부터 야수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2000년 창단팀 SK로 이적하는 등 통산 17시즌 1478경기에서 타율 2할8푼 1342안타 242홈런 867타점 731득점을 기록한 거포. 2003~2004년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 시즌을 보냈고, 2004년에는 타점왕(112점)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통산 홈런 12위, 타점 15위로 손에 꼽히는 오른손 거포로 군림했다. 
2007년 시즌 종료 후 SK와 4년간 총액 36억원으로 FA 대박을 터뜨린 이호준은 그러나 이후 잦은 무릎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이 5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절반이 깎였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올해 127경기 타율 3할 128안타 18홈런 78타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출루율 6위(0.407) 장타율 8위(0.488)로 OPS 전체 7위(0.895)에 올랐다. 
30대 후반의 나이가 위험 요소로 지적되지만 이호준의 올해 성적은 '플루크'와는 거리가 먼 요소들이 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72개의 볼넷을 골라냈고, 홈런 18개 중 당겨서 넘긴 건 7개 뿐이다. 가장 이상적이라는 중월 홈런이 6개, 밀어쳐서 넘긴 우월 홈런이 5개. 좌중우를 가리지 않고 고르게 넘길 수 있는 힘과 스윙을 자랑하고 있다. 
SK 이만수 감독도 시즌 중 "원래 호준이는 오른 뒷다리에 중심을 두고 손목을 덮는 스윙을 구사했다. 그런데 나이가 든 후 배트스피드가 느리다는 소리에 스윙이 빨리 나오며 상체로만 스윙했다. 엉덩이를 투수 쪽으로 집어넣고 최대한 중심을 뒤에 둔 채로 치고 있는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지금은 좌우로 모두 타구를 보낸다"며 "나이 먹어도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 호준이가 올해 잘 하는 건 FA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한창 좋을 때 모습을 찾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NC는 특별지명에서 투수 보강에 중점을 뒀고, 외국인 선수 세명의 자리도, 모두 투수로 채울 계획이다. 최소한의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투수력 보강이 우선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NC 타선은 약했다. 전체 11개팀 중에서 홈런은 64개로 2위였지만 팀 타율은 9위(0.258)에 그쳤다. 꾸준하게 쳐줄 수 있는 기둥이 되어줄 만한 타자가 없었던 탓이었다. 
호타준족형 왼손 3번타자 나성범을 뒷받침할 수 있는 무게감있는 4번타자로 이호준만한 적임자가 없다. 같은 포지션과 역할의 FA 홍성흔에 비해 몸값도 쌌다. NC로서는 공격력 강화 차원에서 최선의 선택이 이호준이다. 그는 "새로운 기회를 준 NC에서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뛰겠다"고 말했다. NC의 초대 4번 타자로 활약할 이호준의 방망이에 창원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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