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울리고 웃긴 '캡틴' 김은중의 결자해지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1.18 06: 59

강등권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강원FC가 '캡틴' 김은중(33)의 '결자해지'에 울고 웃었다.
강원FC는 17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40라운드 경기서 후반 40분 터진 김은중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강원은 11승 7무 22패(승점 40점)로 먼저 열린 경기서 성남에 대역전승을 거둔 광주(9승 13무 18패, 승점 40)와 승점 동점을 기록, 강등권 전쟁을 계속하게 됐다.
초반 분위기는 강원이 가져갔다. 김학범 감독의 스타일이 팀에 녹아들면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강원은 이날 홈에서 강한 대구를 상대로 기습을 통해 먼저 골을 뽑아냈다. 최근 5경기에서 14골을 터뜨리고 있는 폭발적인 공격력이 지쿠의 발끝에서 터진 것이다.

그러나 홈에서 강한 대구 역시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기습적인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전열을 가다듬은 대구는 일방적으로 강원을 밀어붙이며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전반을 1-1로 마친 강원은 후반 들어 파상공세로 대구의 골문을 두들겼지만 소득은 없었다. 중원에서 최전방까지 패스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구에 일방적으로 점유율을 넘겨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하던 강원은 결국 후반 16분 김태민 대신 김은중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투입된 김은중은 후반 23분, 역습 찬스에서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범하고 말았다. 센터서클 근처에서 공을 흘린 김은중의 패스미스를 송제헌이 놓치지 않고 잡아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다. 대구가 1골 차 리드를 가져가면서 강원은 패색이 짙었다. 강원 벤치도, 김은중도 모두 낯빛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결자해지라고 했던가. 자신의 실수로 내준 골은 자신이 만회하겠다는 듯, 후반 40분 김은중은 짜릿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지쿠가 찔러준 패스를 오른발로 그대로 밀어넣으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낸 것이다.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패배에 대한 두려움으로, 극적인 무승부에 대한 기쁨으로 바뀌는데 걸린 시간은 90분에 불과했다. '캡틴' 김은중의 결자해지는 피말리는 강등권 싸움 중인 강원을 제대로 울고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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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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